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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12-29 22:21
   (재개발문제와 관련하여 나누미 목사님께 드리는 편지) 서경석목사입니다. 제가 다시 단식투쟁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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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서경석
    조회 : 1,804  


서경석목사입니다. 제가 다시 단식투쟁을 시작했습니다.
- 재개발문제와 관련하여 나누미 목사님께 드리는 편지-


제가 12월 27일부터 한기총에서 단식투쟁을 시작했습니다.

  나누미 목사님, 안녕하십니까? 서경석 상임대표입니다. 제가 지난 12월 27일부터 한기총 사무실에서 단식투쟁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주동한 것이 아닙니다. 지난 12월21일부터 최병남(예장합동측 재개발대책특별위원장, 송탄중앙교회목사), 박세환(우면2지구 백승교회 담임목사), 정요섭(김포 장기감리교회 담임목사), 강사근(김포 아름다운교회 장로, 김포한강신도시 대책위원장) 등 4명이 잘못된 재개발 정책의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하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기총 재개발문제 대책위원장입니다. 이렇게 제가 책임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도저히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조선족동포 문제로 6번, 사학법 문제로 한 번 도합 일곱 번 무기한 단식투쟁을 했었고 이제와서는 단식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었습니다. 그런데 저보다 세 살이나 나이가 위이시고 목회만 해 오신 합동측 대책위원장 최병남 목사님이 단식하시는 모습을 보며 제가 크게 감동되었습니다. 게다가 같이 단식중인 박세환목사님은 29일부터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계속 1인시위를 하고 계시네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저로서는 同調단식을 안 할 수 없었습니다. 제 행동으로 나누미 목사님들에게 마음에 부담을 드려 정말로 죄송합니다.
 
전국의 5만여 교회 중 재개발지역의 1만2천여 교회가 쫓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목사님들께서 내용을 알면 저를 이해하실 것입니다. 신도시 재재발지역, 뉴타운지역, 재건축 지역에서 교회가 대규모로 쫓겨나고 있습니다. 김포한강 신도시지역에서는 개발이 시작되면서 57개의 임대교회가 이사비용만 받고 전부 사라졌고  자기 땅과 건물이 있는 17개 교회 중 15개의 교회도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시세의 50-60%밖에 보상을 받지 못했고, 교인들은 흩어지는데 종교부지를 구입하여 교회를 지을 때까지 5년 내지 7년간의 긴 세월동안 교회를 유지하기 위해 보상금을 써버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종교부지는 보상가의 3배 내지 4배가 됩니다.
  이러한 참담한 현실은 다른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천 소사구 괴안5B구역에는 건물을 가진 교회가 4개가 있지만 이 구역에 종교부지가 전혀 없어 전부 쫓겨나야 합니다. 종교부지가 있어도 하나 밖에 없어 지역의 4-5개 교회들이 서로 종교부지를 얻으려고 싸우게 됩니다. 교회 수로 따졌을 때 교회의 생존율은 3-4%에 불과하여 이대로 가면 재개발지역의 1만3천개의 교회 중 1만2천5백 교회가 내쫓기고 5백개 교회만 남게 됩니다. 살아남은 교회도 자기가 원하는 지역에 교회를 세우지 못합니다. 인천검단 원당지구의 경우 종교부지를 한쪽 구석의 쓸모없는 땅에 몰아넣어 5개 교회가 종교부지 안에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숫자가 5만여개인데 이중 1만2천개가 쫓겨날 위기라니 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입니까?
  이 상태에서는 한국교회는 아예 교회개척을 포기해야 합니다. 재개발지역마다 교회가 전부 내쫓기는데 만 교회 운동과 같은 운동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그 많은 목사를 안수를 주면 목사들은 다 어디로 가야 합니까?  특히 임대교회들은 이제 아무런 희망이 없습니다.
  부천에서 만난 한 목사님은 자기 교회가 재개발에 쫓겨났는데 새로 교회를 임대한 지역이 다시 재개발에 걸렸답니다. 그러면서 저보고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하더군요. 또 어디로 쫓겨가야 하는가 하면서요.

교회 뿐 아니라 원주민의 85%도 재개발과정에서 쫓겨나고 있습니다.

  서울시 길음동 뉴타운의 경우 원주민과 세입자가 재정착한 비율은 17%에 불과하고 나머지 83%는 전부 내쫓겼습니다. 거주자들이 시세의 50-60%만 받고 다 나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김포한강 신도시도 주민의 90%가 내쫓기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가? 정부가 예산을 한 푼도 사용하지 않고 신도시를 건설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발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보상을 제대로 하지 않고 시세의 50-60%만 보상해 왔습니다. 학교를 세우고 도로를 건설하는 일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예산에서 하지 않고 개발이익으로 충당합니다. 그러다 보니 정부가 그 지역에서 쫓겨나는 주민들의 돈을 갈취하여 그 돈으로 학교를 세우고 도시기반시설을 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다 주민들은 보상금액에서 양도소득세 등의 세금도 내야 합니다. 그래서 가난한 주민들은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종교단체는 원주민보다 더 혹독한 고통과 차별을 당하고 있습니다. 

  원주민은 재입주할 때 조성원가의 80%에 택지를 매입하지만 종교단체와 유치원은 조성원가의 100%에 매입해야 합니다. 정부가 종교단체는 공공기관이므로 조성원가에 공급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억지주장을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원주민이 아닌 외부인임에도 불구하고 조성원가의 80%에 택지를 분양하는 차별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재개발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서 싹쓸이 재개발이 아니라 부분 철거와 부분 재개발을 하는 “도시재생 방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가난한 사람과 임대교회도 함께 존립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개발지역 원주민의 85%가 쫓겨나는 현행 방식을 바꾸어 원주민의 2/3는 재정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철거 시에는 時價대로 보상받아야 하고 학교 등 공공건물이나 도시기반시설은 정부가 세금으로 건설해야 합니다. 그리고 보상합의가 안되어도 마음대로 공사를 강행할 수 있는 현행제도는 철폐되어야 합니다.
  임대교회가 철거될 때는 인테리어 비용 등 시설투자비를 보상받아야 하고 재개발과정에서 종교단체가 억울하게 쫓겨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유치원을 위한 토지와 종교용지의 공급가를 현행 조성원가 100%에서 80%로 인하하여 원주민과 동일하게 대우해야 합니다. 그래야 지역주민도 살고 교회도 살 수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잘못된 재개발정책의 변경을 촉구하는 싸움을 열심히 해 왔습니다.

  저는 재개발문제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제가 목회하는 서울조선족교회는 재개발 지역에 있지 않습니다. 제가 재개발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용산참사 사건 때문입니다. 저는 용산참사가 났을 때 러시아 혁명을 떠올렸습니다. 러시아 교회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공산주의 혁명에 동조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용산에서도 세입자들의 문제에 교회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세입자들은 과격폭력집단인 전철협을 찾아가서 도움을 청했고 그 결과 용산참사가 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독교인으로서 참회하는 마음으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 문제에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김포한강 신도시에서 쫓겨나게 된 목사님들이 저를 찾아와서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분들과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합법적인 집회를 했지만 언론이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광화문에서 다른 목사들과 함께 길거리에 드러누웠습니다. 2009년 한 해 동안 일곱 번이나 집회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집시법,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세 번이나 경찰서에서 조사받았고 두 번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그 바람에 언론에 보도가 되었습니다. 
  2010년에는 한기총 대표회장이신 이광선 목사님께서 “길거리에 드러눕는 행동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저를 한기총 재개발문제 대책위원장에 임명하셨습니다. 그래서 대책위원장이 되어 세미나도 하고 성명서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도 이루어진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명남 목사님 등 몇 분이 단식을 결행하는 바람에 저도 단식투쟁을 하게 되었고 2010년이 끝나가는 지금 마지막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이 문제를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2011년 1월6일 한기총은 “잘못된 재개발정책의 시정과 교회차별 철폐를 위한 시국기도회”를 개최합니다. 
 
  이 행사는 한기총이 주최하지만 주관단체는 한기총 재개발문제대책위원회입니다. 1월6일 오후2시에 백주년 기념관 강당에서 기도회를 갖습니다. 기도회가 끝난 후에는 모든 참가자들이 자기 교회이름과 자기 이름을 가슴에 붙이고 종로3가까지 행진할 예정입니다. 한기총 이광선 대표회장께서 설교를 맡으시고 행진에도 앞장서실 예정입니다. 저는 한기총 대표회장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납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분통이 터집니다. 불교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지 않는다며 분개하고 있는데 기독교는 1만2천여개의 교회가 사라지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기도회처럼 중요한 행사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너무 많은 교회들이  자기교회가 재개발 지역에 속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이 문제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내 교회가 재개발 지역에 속하지 않더라도 내일 내 교회가 재개발지역에 얼마든지 편입될 수 있습니다. 지금 재개발 정책의 변경을 위해 싸우는 일은 내일 내 교회가 당할 위기를 방지하는 일입니다. 나는 지금도 김포 신도시 지역에서 쫓겨나게 된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귀에 쟁쟁합니다. “자기가 투쟁하지 않고 포기하려고 생각했다가도 이 문제가 단순히 자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이고 여기서 내가 포기하면 다른 교회들이 또 다시 고통을 겪게 되기 때문에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내 교회가 고통을 겪는 것도 그동안 다른 교회들이 이 잇슈에 무관심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작은 교회들에게는 재개발문제는 死活的인 이해관계가 달려 있는 일입니다. 목사님들이 당하지 않아서 그렇지, 어쩌다 당하게 되면 해결의 길이 없습니다.  그동안 목사님들이 이 문제를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무관심해 온 사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재개발지역에 속한 교회조차도 좀처럼 행동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잘 되겠지 하고 막연히 기대하다가 그냥 당합니다. 어떤 교회는 당해도 행동하지 않고 기도만 합니다. 그러다가 쫓겨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고 하나님의 도움을 청해야 하는데 우리는 노력하지 않고 기도만 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게으름일 뿐입니다. 신학생이 공부하지 않고 시험을 잘 치게 해 달라고 금식기도하는 식입니다. 하나님께서 재개발 문제에 개입하시려면 인간을 통해 하셔야 하는데 우리가 아무 행동도 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어떻게 개입할 수 있겠습니까? 모세가 죽기를 각오하고 바로왕 앞에 가지 않고 광야에서 기도만 했다면 어떻게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키려는 하나님의 역사에 쓰임 받았겠습니까? 
  그런데 큰 교회들은 더욱 이 문제에 관심이 없습니다. 작은 교회들이 어떻게 되든 자기들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저는 그래서 이번에는 큰 교회를 향해 분명한 문제제기를 하려고 합니다. 어느 목사님이 이 문제에 관심이 있고 어느 목사님이 이 문제를 외면했는지를 분명히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만일 큰 교회 목사님이 일정 때문에 이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신다면 부목사들을 전부 참석시켜 달라고 부탁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끝내 이 문제를 외면한 교회이름을 기록으로 남기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기도회와 행진이 이 이슈를 한국사회 안에서 본격적으로 제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부자들의 편이 아니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편임을 분명하게 보여야 합니다.

<나눔과기쁨>은 1월6일 오후1시 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신년하례회를 갖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이찬하 목사님과 배영주 사무총장이 냈습니다.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가난한 사람을 돕기만 할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도 잘 살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전에 숭례문에 불을 지른 사람은 바로 재개발 과정에서 쫓겨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전국의 나누미 목사님들이 꼭 <나눔과 기쁨>신년하례회에 참석해 주시고 이어서 기도회와 행진에도 참석하셔서 <나눔과기쁨>의 목사님들이 한국교회의 양심임을 세상사람들에게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눈물로 부탁드립니다.

12월 29일

서경석목사 드림.
(참고로 전국교회에 보내는 호소문을 첨부합니다. 함께 읽어보아 주십시오.)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15:11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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