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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일목사님께 드리는 답변
안녕하십니까? 김재일목사님께서 뉴스엔조이를 통해 제게 긴 공개편지를 쓰신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답변을 해야 할 것 같아 글을 씁니다. 그렇지만 생각이 다른 부분들을 일일이 언급하면서 답변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그보다는 김 목사님께서 저의 생각을 더욱 깊이 이해하실 수 있도록 제 생각을 조금 더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共存의 길을 찾아야
지금 한국교회, 그리고 한국사회 내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과 남북화해를 우선시하는 사람들이 서로 갈라져서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이 두 과제 중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반세기 이상 지속되어온 적대적인 남북관계를 화해와 평화의 관계로 만드는 일이 시급하며 핵문제 해결과 군비축소, 경제협력 등 남북간의 화해와 평화정착이 중요함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반면에 정당한 재판 없이 억울하게 정치범수용소에 갇히고 그곳에서 짐승처럼 살다가 죽어가는 주민들, 그리고 표현의 자유도, 거주이전의 자유도 없이 노예처럼 살아가는 북한주민의 고통도 한시도 외면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이 두 가지 문제를 함께 모색하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사회는 끝없는 이념대결로 싸움에 영일이 없을 것이고 국민화합은 도저히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공존의 길을 찾으려면 남북화해를 강조하는 진영이나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진영이나 다같이 자세를 바꾸어야 합니다.
화해를 주장하는 측이 변해야 할 일들
첫째로 <남북화해를 우선시하는 진영>은 “평화우선”이란 말을 포기해야 합니다. 인권과 평화는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권을 포기하는 댓가로 얻어지는 평화는 거짓평화입니다. “인권보다 평화정착이 우선”이라는 입장에서의 평화는 혹독한 김정일 수령 독재체제를 용인하고 북한주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지나간 70년대에 박정희정권이 KNCC를 비롯한 국내의 민주화운동 세력을 소요를 일으키는 “평화위협 세력”으로 간주했을 때 KNCC는 인권이 없는 평화는 거짓평화라는 주장을 통해 독재정권의 사이비 논리를 통박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KNCC는 과거와 전혀 다른 잣대로 북한 인권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지나간 70년대에 KNCC는 한국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조직하는 일을 매우 열심히 했습니다. 정부가 한국 상황의 특수성을 들어 인권제약의 불가피함을 설득하려 했을 때 NCC는 이 논리의 허구성을 공격했었습니다. 또한 WCC도 한국교회의 인권운동을 지지하면서 국제사회의 압력을 조직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70년대의 한국과 지금의 북한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한국의 독재는 아마추어독재여서 한국교회의 인권운동이 가능했지만 북한의 독재는 숨막힐 정도로 강력해서 북한당국에 맞서 저항하는 인권운동이 불가능하다는 것일 것입니다. 지난 70년대에 국제사회가 박정희독재를 비판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은 국제사회가 김정일 독재체제를 규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70년대에는 박정희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열렬히 지지했던 NCC가 지금은 북한사회의 특수성을 예로 들면서 북한에 대한 인권문제제기는 옳지 않은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점을 납득할 수 없습니다. 인권이 없는 평화는 거짓평화입니다. 평화의 왕이신 예수님조차도 “내가 화평을 주러 왔다고 생각지 말라, 검을 주러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거짓평화에 대한 예수님의 분노가 얼마나 큰가를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평화는 북한체제 내의 인권이 개선되는 만큼 달성됩니다. 따라서 인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 체제는 反평화적 체제입니다. 이러한 체제와 협상해서 얻어지는 평화는 외형으로만 평화일 뿐 진정한 평화가 될 수 없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평화우선이라는 말이 우리의 삶이 북한으로부터 위협당하지 않기 위해서 북한주민의 고통을 외면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극도의 이기주의적 태도입니다. 이것은 진정한 의미의 평화가 아니고 단지 우리의 안보를 위해 북한독재체제와 일정하게 타협하는 것뿐입니다. 그것도 김정일 체제를 보장해서 김정일이 마음대로 북한주민을 억압하고 유린하는 것을 방치하겠다는 보장과 함께 이루어지는 타협입니다. 이러한 타협은 일제시대에 한국을 침탈한 일본과 서구열강이 서로 약소국 지배를 용인하면서 맺은 타협과 별로 다를 것이 없습니다. 왜 이런 잘못을 저지르는가? 과거에 NCC는 억압당하는 민중의 편에 서서 우리사회를 바라보고 독재체제의 모순을 비판했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에 와서는 억압당하는 탈북자의 눈으로 북한체제를 바라보고 이를 통해 북한체제의 모순을 폭로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NCC는 오히려 북한민중을 억압하는 김정일 및 그 하수인과 평화를 논하고 있습니다. NCC는 지나간 7, 80 년대를 다 잊어버렸습니다. 더욱이 인권은 평화보다 상위개념이라는 것이 기독교의 입장입니다. 예수님은 안식일은 사람을 위해 있고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안식일 법조차도 인간을 억압할 때는 이에 결연히 맞서야 한다는 것이 예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지난 70년대에 기독교인들은 이 말씀에 따라 유신체제와 격렬하게 싸웠습니다. 그렇다면 유신체제보다 백배는 더 억압적인 김정일 세습체제 앞에서 침묵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둘째로 <화해>진영은 북한인권보다 빵을 주어야 한다는 논리도 포기해야 합니다. 저는 북한에 빵만 주려는 정부나 진보단체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빵과 인권 중에 하나를 택일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인간은 빵만으로 살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지난날 유신정부가 경제개발을 위해 민주주의를 유보하자고 했을 때 민주화운동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며 저항했습니다. 우리는 빵과 인권이 함께 필요하면서 북한주민에게는 빵만으로 살라고 하는 것은 북한주민을 참 인간으로 대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노무현정부가 정말로 민주화운동을 계승했다면 북한에 빵과 인권을 함께 주어야 합니다. 빵과 인권을 함께 주려는 입장은 국민화합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한기총은 북한의 인권상황을 규탄하고 김정일 정권을 강력하게 비난하는 보수 세력의 생각에도 충분히 공감하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방지하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대화와 협력을 해야 한다는 정부당국이나 진보단체의 생각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생각을 조화시켜 빵과 인권을 동시에 주는 길을 택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인권이 없으면 빵도 없습니다. 김일성시신이 안치된 만수산 기념궁전을 짓는데 수억불이 들었는데 이 궁전을 지을 당시에 수백만이 굶어죽었습니다. 김정일 정권이 조금이라도 인권의식이 있었더라면, 그래서 그 돈으로 식량을 샀더라면 대규모 餓死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의 최대의 문제는 북핵문제도, 빵 문제도 평화문제도 아닌 인권문제입니다.
셋째로 북한인권문제 제기는 남북대화노력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논리도 맞지 않습니다. 한기총은 한국정부의 대화노력을 돕기 위해서도 인권문제 제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권개선이 포함되지 않은 채로 북한당국의 구미를 맞추는 것으로 타결되는 협상은 진정한 남북관계의 진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민간운동이 적극적으로 인권문제를 제기해야 한국정부가 북과의 대화에 인권문제를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기총의 인권문제 제기는 남북대화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라 남북대화가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정부를 돕는 행위입니다. 한기총은 한국정부의 북한과의 대화노력에 동의하며 한국정부가 북한붕괴를 반대하고 있는 이유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해야 하는 한국정부로서는 반드시 북한과 대화해야 하는데 북한붕괴를 획책하면서 북과 대화를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진정으로 북한붕괴를 원치 않는다면 인권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그래야 개방사회로의 연착륙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국정부가 인권문제 제기에 앞장설 수는 없을 것이므로 한기총과 같은 기독교단체가 대신 앞장서서 인권문제를 강하게 제기해야 합니다.
넷째로 <남북화해>진영은 탈북자들의 말을 어떻게 믿느냐는 말도 그만해야 합니다. 이미 탈북자가 7천2백명이나 입국해서 한국에 정착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 한결같은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도 그들의 말을 못 믿겠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뻔뻔한 태도입니다.
다섯째로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미국정부와 네오콘의 음모에 말리는 것이라는 말도 그만해야 합니다. 오죽 할말이 없으면 미국 탓을 합니까? 미국과 상관없이 우리자신이 스스로 북한을 바라보며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하는데 미국의 입장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정하는 것은 또 하나의 사대주의일 뿐입니다. <남북화해>진영은 더 이상 이런 말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말은 할수록 지지자만 잃을 것입니다. 인권을 주장하는 측이 변해야 할 일
반면에 <북한인권>진영도 변해야 합니다. 첫째로 <북한인권>진영은 먼저 대북 인도적 지원과 햇볕정책 등 그동안의 남북화해노력이 남북관계를 크게 개선시켜 왔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남북관계가 적대적인 상태에 있고 대화도 단절되어 있으면 인권문제를 제기할 필요도 못 느끼고 성과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인도적 지원과 남북화해노력의 토대 위에서 비로소 인권문제도 말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화해노력이 인권개선 노력과 대립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둘째로 한꺼번에 모든 것을 얻어내려 하지 말고 김정일 체제가 수용가능한 인권개선부터 추진해야 합니다. 그래서 피납자와 국군포로의 송환, 공정한 재판과 고문금지, 정치범수용소의 인권문제 개선, 종교자유의 실현, 이산가족의 만남, 식량의 공평하고 투명한 배분, 문타폰 유엔인권보고관의 북한입국 허용부터 실현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후에 정치범수용소의 폐지를 요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북한도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제기에 대해 북한을 무너뜨리려는 책동으로 생각하고 이에 과잉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인권개선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인도적 지원과 인권개선 노력을 병행해야
이제 남은 과제는 인도적 지원활동과 남북화해노력, 그리고 인권문제 제기노력을 병행하는 방안을 찾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로 이제까지 북에게 주어온 식량과 비료, 그리고 금강산, 개성공단 등 기존의 협력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하되 신규로 지원되는 거대 프로젝트는 정부부문이든, 민간부문이든 반드시 인권문제 개선과 연계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종의 포지티브 인센티브(positive incentive) 전략인 셈입니다. 북핵이 포기되면 전기를 주자는 정부제안도 비슷한 생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통일부는 남북 교류협력기금을 대폭 증액하여 公社의 형태로 대북지원을 확대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으나 이 원칙이 보편적인 기준이 되면 한국정부는 북한인권문제의 개선이 있지 않은 한 추가지원 계획을 세워서는 안 됩니다. 다만 비료와 식량은 이제부터는 분배확인을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한국은 모니터링이 철저하지 않고 국제기구는 철저한 모니터링을 한다고 해서 국제기구가 북으로부터 철수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둘째로 對北 인도적 지원활동과 인권개선 활동 사이에, 정부의 대화노력과 민간의 인권개선 노력 사이에 우호적 역할분담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한 개인이나 단체가 인도적 지원활동과 인권개선 활동을 동시에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 민간이 강력하게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해야 정부가 마지못해 인도적 지원과 북한 인권문제를 연계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서로 상대방 활동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서로 협력해야 국민화합도 잘되고 남북관계도 잘 풀릴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할 일 <한기총>은 정치적이거나 이념적인 의도가 아닌 오로지 성경적이고 복음적인 입장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한국교회가 북한인권 및 종교의 자유구현을 위해 다음의 일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한국교회는 북한이 수용 가능한 중간단계의 인권개선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운동을 해야 합니다. 현 단계에서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목표는 1)핵개발 포기 2)종교자유의 실현 3) 김동식목사의 생사확인을 위시한 피납자와 국군포로의 송환 4)공정한 재판과 정치범수용소의 인권문제 개선 5)이산가족의 만남 실현 6)식량의 공평하고 투명한 배분 7)문타폰 유엔인권보고관의 북한입국 허용 등 입니다. <한기총>은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될 때까지 촛불기도회를 매년 개최해야 합니다. 둘째 탈북난민의 북한으로의 강제송환을 중단시키기 위한 전 세계적인 켐페인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탈북난민강제송환저지 국제켐페인>이 결성되어 두 차례에 걸쳐 십여개 도시의 중국대사관 및 영사관 앞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항의집회를 가진 바 있습니다. 내년에는 전 세계 수십개 국에서 중국영사관과 대사관 앞에서 항의집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합니다. 현재의 <탈북난민강제송환저지 국제켐페인>을 보다 큰 규모로 확대하여 2008년 북경올림픽까지 운동을 계속하면 반드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셋째 한국교회는 한국정부가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발언하도록, 그리고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넣는 일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리고 추가로 지원되는 대북지원 프로젝트는 북한인권문제와 반드시 연계되도록 정부에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넷째 한기총은 북한인권기금을 설치해서 그 돈으로 중국에서 유랑하는 탈북난민이 조속히 한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다섯째 앞으로의 한국교회와 북한교회와의 협력은 북한의 종교의 자유 신장과 연계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북한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면 한국교회는 대북지원규모를 지금의 10배이상 증액할 필요가 있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북한에서 성경책을 소지했다고 해서 정치범수용소로 가는 일이 없어지거나 신천 역사박물관에서의 反기독교선전이 없어질 경우에는 획기적인 대북지원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는 제의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섯째 현재 진위논란에 휩싸여 있는 봉수교회에서 한국목사가 설교도 하고 사경회도 인도할 수 있도록 되어야 합니다. 또 북한주민이면 누구라도 자유롭게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되어야 하고 봉수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한국인이 북한인 예배참석자와 자유롭게 교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곱째 북한주민을 위한 전도활동은 훗날로 미룰 일이 아니며 풍선을 통한 전도지 보내기 운동, 라디오 보내기 운동을 열심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종교의 자유를 허용할 때까지 풍선을 통한 전도활동을 계속해야 합니다.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09:14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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