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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문제에 대한 <한기총 인권위>의 입장
서경석 목사(한기총 인권위원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최근 <한반도평화정착과 북한인권법 관련 대토론회>를 개최하여 북한인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구체적인 이름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북한인권과 자유를 위한 촛불기도회 등 북한인권을 위한 노력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이번 KNCC의 입장은 한기총의 시각에서 볼 때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지만 어느 부분은 한기총의 입장을 오해한 데에서 비롯되었고 또 일부는 이해할 수 있는 견해이기도 해서 앞으로 한기총과 NCC간의 건설적인 대화를 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 이에 한기총 인권위원회는 KNCC 인권위원회에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공동세미나를 개최하여 대화를 해나갈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이번 12월12일 서울교회에서 개최되는 <북한인권과 자유를 위한 국제기독인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요망한다. 그리고 이번 대토론회에서 발표한 발표자들이 <국제기독인대회>에도 발제자로 나와 주기를 희망한다. <한반도평화정착과 북한인권법 관련 대토론회>에서 밝혀진 KNCC의 견해에 대한 한기총 인권위원회의 생각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자 한다.
1. “인권보다 평화정착이 우선”은 옳은 주장이 아니다.
한기총은 KNCC의 “인권보다 평화정착이 우선”이라는 입장에 동의하지 못한다. 인권과 평화는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권을 버려서 얻어지는 평화는 거짓평화다. “인권보다 평화정착이 우선”이라는 입장에 입각한 평화는 혹독한 김정일 수령독재체제의 용인과 북한의 처참한 인권유린에 대한 외면을 의미할 뿐이다. 지나간 70년대에 박정희정권이 KNCC를 비롯한 국내의 민주화운동 세력을 소요를 일으키는 “평화위협 세력”으로 간주했을 때 KNCC는 인권이 없는 평화는 거짓평화라는 주장을 통해 독재정권의 사이비 논리를 통박했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KNCC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잣대로 북한 인권문제를 다루고 있다. 지나간 70년대에 KNCC는 한국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조직하는 일을 매우 열심히 했다. 한국정부가 한국 상황의 특수성을 들어 인권제한의 불가피성을 설득하고자 했을 때 NCC는 이 논리의 허구성을 공격했었다. 또한 WCC도 한국교회의 인권운동을 지지하면서 국제사회의 압력을 조직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70년대의 한국과 지금의 북한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한국의 독재는 아마추어독재여서 한국교회의 인권운동이 가능했지만 북한의 독재는 숨막힐 정도로 강력해서 북한당국에 맞서 저항하는 인권운동이 전혀 불가능하다는 것 이다. 지난 70년대에 국제사회가 박정희독재를 비판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은 국제사회가 김정일 독재체제를 규탄하고 있다. 그런데 70년대에는 박정희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열렬히 지지했던 NCC가 지금은 북한사회의 특수성을 예로 들면서 북한에 대한 인권문제제기는 옳지 않은 것처럼 말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납득하지 못한다. 인권이 없는 평화는 거짓평화다. 평화의 왕이신 예수님조차도 “내가 화평을 주러 왔다고 생각지 말라, 검을 주러 왔다”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은 거짓평화에 대해 예수님이 얼마나 분노하시는가를 보여준 말씀이다. 평화는 북한체제 내의 인권이 개선되는 만큼 달성되는 것이다. 인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 체제는 反평화적 체제다. 이러한 체제와 평화를 논하더라도 그 평화는 외형으로만 존재할 뿐 진정한 평화정착이 될 수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평화우선이라는 말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하여 우리의 삶이 북한으로부터 위협당하지 않기 위해서 북한주민의 고통을 외면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태도는 극도의 이기주의적 태도다. 우리가 말하는 평화가 진정한 평화가 되기 위해서는 그 평화는 일차적으로 북한주민들의 평화여야 한다. 그들의 자유와 인권이 한 치도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우리는 평화를 말할 자격이 없다. 단지 한국의 안보를 위해 북한독재체제와 일정하게 타협하는 것뿐이다. 그것도 김정일 체제를 보장해서 김정일이 마음대로 북한주민을 억압하고 유린하는 것을 방치하겠다는 보장과 함께 이루어지는 타협이다. 이러한 타협은 일제시대에 한국을 침탈한 일본과 서구열강이 서로의 약소국 지배를 용인하면서 맺은 타협과 다를 것이 없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과거에 NCC는 민중의 눈으로 독재체제를 바라보고 독재체제의 모순을 비판했었다. 그렇다고 하면 지금 NCC는 탈북자의 눈으로 북한체제를 바라보고 이를통해 북한체제의 모순을 드러내는 일에 힘써야 한다. 물론 과거에도 엉터리 민중, 反민중적 민중이 있었듯이 지금도 북한체제의 모순을 부풀리는 일부 탈북자가 있다. 그러나 이미 한국에 7천2백명의 탈북자가 정착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잘못은 얼마든지 교정가능하다. NCC가 그동안 민중의 입장에서 통일을 논해야 한다는 말을 그렇게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에 와서는 오로지 북한민중을 억압하는 김정일 및 그 하수인과만 평화를 논하고 대화를 하고 있다.
2. 한기총의 입장에 대한 바른 이해를 구한다.
지난 11월 17일 한기총 최성규 대표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촛불기도회의 개최를 알리면서 촛불기도회를 개최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최성규 대표회장의 멧세지를 일부 인용하면서 한기총의 입장을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로 한기총은 북한인권문제를 말하는 것은 성서의 가르침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수님은 안식일은 사람을 위해 있고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이스라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안식일 법조차도 인간을 억압할 때는 이에 결연히 맞서야 한다는 것이 예수님의 말씀이었다. 지난 70년대에 기독교인들은 이 말씀에 따라 유신체제와 격렬하게 싸웠다. 그렇다면 유신체제보다 백배는 더 억압적인 김정일 세습체제 앞에서 침묵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번 촛불기도회의 개최는 주님의 명령이다.
둘째 한기총은 대북협상에 임하는 한국정부를 바르게 돕기 위해서도 촛불기도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북협상결과에 어떤 방식으로든 인권개선이 포함되는 일 없이 북한당국의 구미를 맞추는 것으로 타결되는 협상은 진정한 남북관계의 진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정부당국도 이 문제로 고민할 것으로 믿기 때문에 우리국민은 인권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표현을 통해 정부가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협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엄청나게 많은 국민이 모여서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어야 한국정부가 바른 방향으로 길을 택할 것입니다.”(최성규회장멧세지) 한기총은 한국정부의 북한과의 대화노력을 반대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한기총은 한국정부가 북한붕괴를 반대하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해야 하는 한국정부로서는 반드시 북한과 대화, 협력을 해야 하는데 북한붕괴를 획책하면서 북과 대화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진정으로 북한붕괴를 원치 않는다면 인권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개방사회로의 연착륙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정부가 앞장서서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아무래도 어렵기 때문에 한기총이 대신해서 인권문제를 제기함으로써 한국정부가 인권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한기총은 북한인권 문제제기가 핵문제를 푸는 일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원치 않지만 핵문제해결에 수년이 걸린다면 그 기간동안 인권문제에 대해 계속 침묵할 수는 없다. 핵문제 해결이라는 명분이 인권문제를 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셋째 한기총은 북한에 빵과 인권을 함께 주는 입장을 취함으로써 국민통합에 기여하기를 원하고 있다. “국민화합을 위해서도 이러한 집회가 필요하고 봅니다. 한기총은 북한의 인권상황을 규탄하고 김정일 정권을 강력하게 비난하는 보수세력의 생각에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방지하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대화와 협력을 해야 한다는 정부당국이나 진보단체의 생각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생각이 서로 조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점이 대부분의 한국국민의 뜻이라고 믿습니다. 한기총은 북한에 빵만 주려고 하는 진보측의 생각이나 인권만 주려고 하는 보수측의 생각을 넘어서서 빵과 인권을 동시에 주는 입장을 취하기를 원합니다. 남북대화가 북측에 끌려만 다니는 대화가 아니라 힘들더라도 인권을 조금이라도 개선시키는 대화가 되기를 원하여 이번 촛불기도회를 개최합니다. 이번 촛불기도회가 한국국민의 뜻을 한데 모으는 국민통합의 계기가 되기를 원합니다.“(최성규회장 멧세지) 한기총은 북한에 빵만 주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가 빵과 인권 중에 하나를 택할 이유가 없다. 예수님은 인간은 빵만으로 살수 없다고 하셨다. 지난 유신시절에 정부가 경제개발을 위해 민주주의를 유보하자고 했을 때 민주화운동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며 저항했다. 우리는 빵과 인권이 함께 필요하면서 북한주민에게는 빵만으로 살라고 하는 것은 북한주민을 인간으로 대하는 태도가 아니다. 노무현정부가 정말로 민주화운동을 계승했다면 북한에 빵과 인권을 함께 주어야 한다. 그런데 사실은 인권이 없으면 빵도 없다. 김일성시신이 안치된 만수산 기념궁전을 짓는데 수억불이 들었는데 이 궁전을 지을 당시에 수백만이 굶어죽었다. 김정일 정권이 조금이라도 인권의식이 있었더라면, 그래서 그 돈으로 식량을 샀더라면 대규모 餓死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북한의 최대의 문제는 북핵문제도, 빵문제도 평화문제도 아니다. 그것은 인권문제다. 3. 한기총은 미국의 패권주의의 연장선상에 있는가?
이번 NCC 대토론회는 한기총측에 대해서는 직설적인 표현을 삼가는 신중함을 보여주었다. 이는 교회 간 대화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려는 배려로 보여진다. 이점을 받아들이면서도 한 가지 점은 지적하고자 한다. 한기총의 움직임을 미국의 패권주의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하고자 하는 생각들이 NCC의 모든 토론에서 항상 엿보인다. 이번 대토론회에서도 NCC는 북한인권을 그 자체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북한인권법을 통해 북한인권을 바라보려고 했다. 이는 대단히 심각한 왜곡이다. 한기총 관련자들이 한미동맹관계를 중시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 이유는 아주 냉정한 실사구시적 관점에 기초해 있다. 한국의 국익을 위해서 미국과의 동맹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한기총이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미국 네오콘의 영향과 연결시키는 것도 옳지 않다. 오히려 한기총은 미국인들이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을 매우 감사하고 그들이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바라고 있다. 그리고 한기총은 순수한 인권적 차원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최근 미국정부와 미국인들도 비슷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편한 마음으로 그들과 대화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미국의 음모로 보는 것은 문제인식을 크게 왜곡시킨다. 오히려 미국이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킨 것은 천여개 미국교포교회의 눈물겨운 노력의 결과였음을 알아야 한다.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문제제기를 미국네오콘의 음모로 돌리는 처사는 사실과도 다를 뿐만 아니라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NCC의 바른 접근을 가로 막는 심각한 장애가 된다. 한국교회가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한국민으로서 너무도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미국과 연결시켜 해석하는 것은 한기총의 주체성을 훼손시키는 매우 불쾌한 일이며 동시에 우리자신의 체면을 구기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태도는 또 다른 형태의 사대주의다. 만일 한기총이 NCC가 평화를 강조하고 인권을 유보하는 것을 북한 당국의 사주를 받아 그렇다고 말한다면 NCC가 얼마나 화를 내겠는가? 우리는 북한인권문제를 일차적으로 민족내부의 문제로 생각하여야 한다. 그리고 난 다음에 국제사회의 반응을 따져보는 것이 옳다.
4. NCC와 한기총의 역할분담을 제안한다. 이번 NCC세미나의 결과를 보면 NCC가 북한인권문제를 완전히 외면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NCC도 인권문제 제기의 명분을 중시하되 다만 시기 등 상황여건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NCC와 한기총이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 또 구체적인 상황에서 인권과 평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일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NCC와 한기총이 서로 역할분담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한기총과 NCC는 먼저 대원칙에 합의해야 한다. 그리고 NCC가 한기총의 인권문제 제기에 반대하지는 말되 북한당국과 만나 북한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한기총의 심각한 걱정을 북에 전달해야 한다. 이번에 NCC는 결의문에서 “북 주민들의 고통을 줄이고 진정 북 체제를 인권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국제사회가 북 당국과 긴밀한 협력에 따른 건설적 역할을 감당해 주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우리는 바로 NCC가 이러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 가지 지금 한국정부가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고 더욱이 이번 유엔총회의 북한인권문제 결의를 계기로 한국정부의 입장이 전향적으로 바뀌고 있는데 누구보다 인권문제에 앞장서야 할 NCC가 거꾸로 한국정부의 발목을 잡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NCC측에 대한 바램이 있다. NCC가 교류협력을 강조하는 입장에 서는 것을 우리는 이해한다. 그러나 NCC는 민주헌정질서를 흔드는 세력과는 선을 그어야 한다. 진보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사회통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나 그 목소리가 지나쳐서는 안 된다. NCC 대토론회에서 “맥아더장군동상 철거투쟁이 벌어지면서 6.25 전쟁의 실체가 서서히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는 발제가 나오는 것은 위험수위를 넘은 것이다.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09:14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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