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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혁갈등, 특히 북한에 대한 입장을 놓고 발생하는 친북과 반북간의 갈등은 참으로 무익한 갈등이고 반드시 극복되어야 하는 갈등이다.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정부가 침묵을 지키는 것이 국내의 보혁갈등의 핵심적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정부가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기는 하지만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하므로 강력하게는 제기하지 못 한다”고 말하기만 해도 국내의 보수진보 갈등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다.“
최근 서경석 목사는 평양 봉수교회의 진실성을 고발하고, 조건부 대북지원, 남북관계 강조 등 최근 북한에 대해 강경 발언을 하고 있다. 특히 서 목사는 8.15 광복기념행사 때 노무현 북한 사람들에게 한국의 진실을 보이지 않고 친북 인사들을 앞세웠다고 비판했다. 남북관계를 생각할 때 서 목사의 발언은 결코 내뱉을 수 없는 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서 목사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목사님의 북한에 대한 시각이 점점 강경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양 봉수교회는 가짜다"라는 글이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재독 통일운동가 이영빈 선교사의 증언이나 북한돕기를 하시는 목사님들의 증언을 통해서도 지하교회 교인들이 신앙을 지켜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영빈 목사님의 증언은 1950년대의 증언입니다. 더욱이 이 목사님은 북한에 불리한 발언을 해서는 안 되는 입장이어서 정직한 말을 할 수 없는 분입니다. 그래서 그분의 말씀에 제가 답변할 필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그리고 북한돕기를 하시는 분들이 지하교회를 증언했다는 말은 들은 바 없습니다.
지난 6월 워싱턴에 가서 김형식 교수의 증언을 듣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분의 증언을 무시할 것인가? 아니면 그분의 증언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그 전제 위에서 내 입장을 다시 정할 것인가? 저는 제가 그분의 증언을 무시한다면 매우 불성실한 사람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이 사실을 공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만일 제가 쓴 칼럼을 보고도 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은 반론을 제기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왜 북한당국은 기독교인을 정치범수용소에 보내는지, 왜 성경을 소유할 수 없는지, 왜 일반 기독교인은 봉수교회에 올 수 없는지를 따져 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왜 봉수교회에서는 교인들과 외국인이 서로 자유롭게 말하도록 허용하지 않는지를 질문하고 그 답변을 얻어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제게 서목사의 생각은 잘못되었다고 말해야 합니다. 이러한 태도를 취하지 않고 탈북자의 말을 어떻게 믿느냐는 식의 무책임하고 불성실한 반응만을 보인다면 저는 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지하교회에 대해서는 한국교회 대표에게 북한당국이 지하교회를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물론 가짜 지하교회이지요. 북한은 이런 거짓과 기만을 얼마든지 하는 정권입니다. 봉수교회처럼 말입니다.
▲ "평양 봉수교회" 발언이 결국 한국 교회로 하여금 북한을 여전히 냉전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 하는데요.
냉전이냐 아니냐 라는 판단은 이념적인 판단입니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고 이념적으로 판단합니다. 이념의 안경을 벗고 진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진실을 안 다음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질문해야 합니다. 북한을 비판하는 것은 냉전적 사고이니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진실추구를 포기한 사람입니다.
나는 과거에 사회주의자였습니다.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조사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두 번이나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사회주의혁명만이 군사독재를 극복하고 나라를 살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을 때 나는 사회주의를 버렸습니다.
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때 북한이 지상의 낙원인 것처럼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북한이 가식과 거짓의 나라임을 알게 된 후 저는 북을 비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북한동포 돕기에 앞장섰습니다. 봉수교회에 대해서도 이 교회가 가짜일 것이라는 심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서 그동안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랬다가 최근에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보고나서야 나의 입장을 수정했습니다. 이념의 눈이 아닌, 진실을 추구하는 자세로 사물을 봐야 합니다. 누가 나를 냉전적이라고 말하든 혹은 친북적이라고 말하든 나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나는 진실을 추구하기를 원합니다.
빈사상태에 있는 북한 주민들을 생각할 때, 그리고 성경에서 말씀하는 생존권에 문제는 이데올로기적인 차원을 넘어선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은 바 되는 인간의 최소한의 인권인데 조건부 지원을 주장하는 게 적절할까요?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96년 북한 동포들이 굶어죽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창립해서 북한돕기 운동에 앞장섰습니다. 그리고 무조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NGO들이 투명성을 강조할 때 우리들 한국의 대북지원 NGO들은 투명성은 필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무조건 많이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우리가 지원하는 식량이 군대에 간다면 북한에서 생산되는 식량은 주민에게 돌아갈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북돕기 운동이 시작된 지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첫째로 한국정부가 약 50만 톤의 식량과 20만 톤의 비료를 매년 보냅니다. 그래서 이제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둘째로는 탈북자들이 7천 명이나 들어와서 우리에게 북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북의 실상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탈북자의 증언을 통해 이제는 배급이 중단되어 남쪽에서 식량을 보내면 지역주민에게 배급되지 않고 남아도는 식량이 장마당에서 판매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셋째로 탈북자들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것이 북한인권문제입니다. “우리도 자유가 필요하다. 빵 만으로는 살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탈북자들은 북한의 反기독교 캠페인과 심각한 기독교 탄압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북한 인권문제 제기를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단계 발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중단하거나 식량을 무기화하는 일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의 주장은 조건부 지원을 하되 부정적인 조건부가 아니고 적극적인 조건부를 하자는 것입니다. 즉 북한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기독교 반대운동을 중단한다면 모든 한국교회가 1년 예산의 몇%를 북에 추가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하자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positive incentive입니다.
또 한 가지는 한국정부가 북에 식량과 비료를 지원할 때 무조건 지원이 아니라 한국NGO를 통해 지원하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NGO들이 식량배분이 제대로 되는지를 모니터링(감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식량이 군, 평양, 노동당간부, 군수산업 노동자 등 자기들이 원하는 사람들에게 배분이 다 된 후에 남은 식량이 장마당에 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주민에게 식량이 골고루 배분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에서 굶어죽거나 영양실조에 걸리는 사람을 최대한 막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할 때가 되었습니다.
▲ 우리 사회는 해방 후 좌익과 우익 그리고 독재와 민주 그리고 보수와 진보의 갈등과 더불어 지역감정, 계층간 갈등 등 국민통합에 걸림돌들이 계속 상존해 왔습니다. 그런데 유독 남북문제만을 가지고 국민통합이 남북관계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시는 게 적절한지요?
계층간 갈등은 일리 있는 갈등입니다. 계층간 격차가 심각한데 갈등이 표출되지 않으면 큰일입니다. 그리고 그 갈등은 사회적 형평성을 강화하여 해소해 가야 합니다. 지역주의는 정부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특단의 정치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보다 정부가 열심히 성실하게 나라를 위한 정치를 하다보면 자연히 해소될 수 있는 갈등입니다.
그러나 보혁갈등, 특히 북한에 대한 입장을 놓고 발생하는 친북과 반북간의 갈등은 참으로 무익한 갈등이고 반드시 극복되어야 하는 갈등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가 이 갈등으로 큰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정부가 침묵을 지키는 것이 국내의 보혁갈등의 핵심적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정부가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기는 하지만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하므로 강력하게는 제기하지 못 한다”고 말하기만 해도 국내의 보수진보 갈등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번 8.15행사에서 북한대표가 한국에 왔을 때 자기들과 친한 인사들만 만나 미군철수를 함께 주장하고 “자기들 끼리만의 만남”을 했는데 이렇게 되면 한국사회의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이렇게 하는 것은 당장은 남북화해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남북화해와 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은 김정일 수령체제입니다. 이 체제가 조금이라도 인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민주주의의 방향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야 우리가 통일을 향해 한발짝이라도 다가가는 것이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려면 북한대표가 한국에 와서 놀라기도 하고, 민주주의의 실상을 깨닫기도 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고 북한에 대해 좋은 말을 하는 사람들만 모아 좋은 말만 들려주면 북한대표단은 마치 한국이 김정일 체제를 지지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변화할 생각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내의 다양한 입장을 북에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옳은 길입니다. 그리고 친북인사들이 앞질러 가지 말고 북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과 함께 대북관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김대중 정부시절에도 정부가 햇볕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민통합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밀고 나갔는데 그 결과 김대중 정부는 정권말기에 오히려 더 큰 어려움에 처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늦더라도 正道로 가야 합니다. 그것이 오히려 빠른 길입니다.
▲ 지금은 보수와 진보의 논쟁은 필요 없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오히려 실용주의와 선진화가 큰 흐름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요즈음 진보와 보수의 대결은 허구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원래 진보세력은 끊임없이 자기를 개혁하는, 개혁정신을 가진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진보그룹은 개혁을 거부한 채로 과거의 낡은 사고에 갇혀 있습니다. 이를테면 자본과 노동과의 대결이라는 낡은 구도에 매여 대기업노동자의 집단이기주의에 대해 침묵을 지킵니다. 또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대결이라는 낡은 구도에 매여 지금도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킵니다. 더욱이 연이은 집권으로 진보그룹은 이미 기득권층이 되었습니다.
진보가 이제는 진보가 아닙니다. 그런가 하면 보수역시 제대로 된 보수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부패와 특권, 그리고 구태(舊態)로 인해 보수는 국민 앞에 설득력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국민이 들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보수니 진보니 하는 구분이 설득력이 없습니다. 오히려 무엇이 옳은가를 실사구시적인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판단의 기준이 필요한데 이 기준은 이제는 선진화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움직임을 지지하고 이를 방해하는 모든 움직임을 반대해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당면한 모든 어려움 특히 보수와 진보간의 갈등을 해소해 갈 수 있습니다.
▲ 남북관계 그리고 북한의 1인 독재체제에 대한 해체 등은 어떤 방식으로 이끌어내야 한다고 보십니까?
국내에서 북한과 대화하려는 세력과 북한에 대해 비판적인 세력이 서로 가까워져야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이 두 세력이 다함께 필요합니다. 한편으로 북과 대화해야 하고 다른 한편에서 북의 인권문제를 계속 제기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대화하는 세력은 다른 편을 핑계대고서라도 북에 인권문제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에 구체적인 인권상황의 진전이 있을 경우에는 대규모 지원을 하는 정책을 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인도적인 지원과 동시에 인권문제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겠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한국에서 우리국민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기 때문에 박정희 정권의 개발독재에 반대하고 열심히 민주화운동을 했습니다. 북한주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도 빵만으로 살수 없는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인간입니다. 그래서 빵과 인권을 동시에 원하고 있습니다.
전두환 정권은 독재정권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과연 전두환 정권이 소프트랜딩을 해서 피흘리지 않고 민주화의 길로 전진할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피흘림 없이 민주화로 이행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김정일 정권도 소프트랜딩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무엇보다 김정일 정권 내의 사람들에게 이 믿음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조금씩 자유를 확대해 갈 수 있어야 합니다. 북한이 중국처럼만 되어도 엄청난 성공입니다. 그렇게 되고 나면 그 다음에는 반드시 민주주의로 갈 수 있을 것입니다.
▲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그 해결책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일차적인 책임은 노무현 정부에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지금 국민통합의 원인을 정확히 짚지 못하고 과거사를 청산해야 국민통합이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잘못된 생각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제일 먼저 노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부터 해답을 찾아가야 합니다. 이점은 김대중 전대통령이 노무현 현대통령에게 권고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로 우리사회의 합리적인 진보세력이 바르게 행동해야 합니다. 왜 우리사회에 좌의 목소리가 필요이상으로 커졌는가? 그 이유는 극좌와 합리적 진보가 뚜렷하게 분화되지 않고 거의 항상 이들이 행동을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합리적 진보와 양심적 보수가 서로 협력해서 중도의 길을 열어야 하는데 합리적 진보세력이 항상 극좌와 행동을 같이 하다보니 이에 반발해서 우파세력이 크게 결집하게 되었고 그 결과 중도세력은 매우 취약해지고 사회통합능력이 크게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실사구시적인 중도세력이 크게 등장해야 합니다. 이들이 나서서 사회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다만 사회 전체가 어느 정도 좌로 편향되어 있기 때문에 이제는 중도를 지키려고 해도 中道右로 보여질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중간세력이 성장해야 보수와 진보간의 분열을 극복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민족의 앞날에 희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사입력시간 : 2005년 08월31일 [11:06]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09:14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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