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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08-21 12:31
   <시론> 8.15행사, 근본적인 문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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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서경석
    조회 : 3,205  


                                      8.15행사, 근본적인 문제있다. 

                                                                                                서경석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이번 8.15행사의 가시적인 성과로 북측 대표단의 국립묘지 현충탑 참배도 있었고 이산가족의 화상상봉, 서해상 군사 핫라인 가동, 비무장지대 선전수단 제거, 북한선박의 제주해협 통과 등이 있었다. 이 성과들은 한결같이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어서 이점만 갖고서도 정부가 8.15행사를 큰 성공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번 행사에 두 가지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하나는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방식의 문제다. 남북관계가 어려운 이유는 한편으로 북한을 변화시켜 조금이라도 자유와 인권을 증진시켜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 남북 화해국면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두 가지를 함께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힘들더라도 그 길을 가야 진정한 통일의 길을 가는 것이다. 지금의 북한 수령체제와의 통일은 상상조차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전혀 없이 오로지 북과의 화해만을 추구하는 것은 김정일 정권을 추종하는 것일 뿐이다. 이번 8.15행사는 이 점에서 근본이 잘못되었다. 김정일 정권과 좋게 지내려니 친북성향의 운동세력을 전면에 배치하고 “우리민족끼리”와 미군철수 주장에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이번 8.15행사는 북한체제를 변화시키기는커녕 현 김정일 체제를 더욱 굳혀 준 셈이 되었다. 물론 북한대표단을 환영해야 하는 당국의 입장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그들에게 한국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라도 해야 했다. 이렇게 볼 때 남북축구대회에 대한민국의 연호와 태극기 반입을 금지한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었다. 그런데 한국정부는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시는 억압하고 북한과 친한 세력만 전면에 부각시켜 북한이 한국을 바르게 보지 못하게 했다. 이것은 민주국가의 방식도 아니고 통일과정의 바른 태도도 아니다. 우리가 북에 가서 북한체제에 깊게 좌절한 것처럼 북한사람도 남에 와서 자기체제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깊게 좌절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정직한 대면만이 통일에 도움이 된다. 
  사실 남북갈등의 근본원인은 북한 김정일 체제의 모순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이 모순이 조금이라도 개선되어야 남북화해의 실질적인 진전이 생기는 법이다. 이러한 개선 없는 진전은 매우 불안한 것, 일시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북한 인권문제를 계속 말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권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데도 북과 화해와 통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거짓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이번 8.15행사는 앞으로 두고두고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것이 틀림없다. 

  두 번째의 문제점은 국민화합의 실종이다. 북한의 비위를 맞추려다보니 정부는 이번 행사를 자기들만의 잔치로 만들고 대다수 국민을 배제시킴으로써 많은 국민이 나라의 향방에 대해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게 만들었다. 이번에 사임한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의 발언과 같이 남북화해무드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내부통합인데 이번에 정부는 국민화합을 포기하는 댓가로 남북화해를 추구한 셈이 되었다. 정부는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정당한 문제를 제기한 사람으로 보지 않고 냉전적 사고방식을 가진, 청산되어야 할 세력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번 8.15행사를 겪으면서 이 땅의 보수세력은 더욱 큰 확신을 가지고 노무현 정부를 ‘좌파정권’으로 간주할 것이 틀림없고 이로 인해 앞으로 상당기간 우리나라는 크게 몸살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8.15행사로 드러난 것은 노무현정부의 국정철학의 빈곤이다. 김정일의 비위를 맞추고 김정일 체제를 강화시키더라도, 또 국민통합을 훼손시키더라도 남북관계의 성과만 있으면 된다는 일종의 일방주의가 8.15행사에서 드러난 정부의 생각이라면, 생각있는 국민은 누구나 이에 단호하게 저항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방향선회를 해서 국민통합 없이 남북화해 없고 또 진정한 남북화해는 반드시 국민을 통합시킨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냉전세력으로 보지 말고 정부가 차마 하지 못하는 말을 대신 해주는, 꼭 필요한 사람으로 인식해서 이들을 남북대화의 장에 함께 초대해야 한다. 그래야 남북대화도 바른 길로 가고 국민화합도 가능해진다.
  통일문제는 결코 일차방정식으로 풀리지 않는다. 북과 대화하는 세력도 필요하지만 북을 향해 바른 말을 하는 세력도 함께 있어야 정부가 남북관계를 바르게 풀어나갈 수 있다. 여야간, 그리고 보수와 진보간의 대승적 협력 하에 남북대화를 하는 것이 늦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가장 빠른 길임을 우리는 지난 정권에서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는가?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09:14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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