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私學윤리위원이 되었는가?
서경석목사(
sksgo21@hanmail.net)
지난 8월 8일 월요일 사학윤리위원회 출범식이 있었고 나는 윤리위원의 한사람으로 그 출범식에 참석했었다. 그리고 며칠 후 내가 존경하는 한 어른으로부터 걱정하는 전화를 받았다. 그분은 이번 윤리위원회의 출범은 사립학교법 개정을 연기시키려는 사학재단협의회의 전략인데 우리 사회의 존경을 받는 분들이 여기에 이용당해 망신스럽게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을 해 주셨다. 나는 진심으로 그분의 전화에 감사해 했다. 나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윤리위원회가 처음 모였을 때 윤리위원들이 전부 한마디씩 했는데 그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그동안 사립학교법 개정에 찬성해 왔었습니다. 법개정이 사학제도의 근간이 흔들려서는 안 되지만 투명성보장과 참여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방형 이사제에 대해서도 최소한 한명의 개방형 이사는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사학재단협의회가 자율적인 개혁을 하고자 하니 도와달라고 말할 때 이를 거부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학비리를 사학이 자율적으로 시정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는 과연 이번 윤리위원회가 사학비리 척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이 없습니다. 윤리위원들이야 물론 철저하게 하겠지만 사학이 협조하지 않으면 비리척결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래서 몇 가지 제안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로 자주 모여서 정말로 일하는 윤리위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형식적으로 모여서는 안될 것입니다. 두주에 한번씩 모이면 좋겠지만 그것이 힘들다면 최소한 한달에 한번은 모여야 합니다.
둘째로 7명의 윤리위원 전원이 비리제보 창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비리가 안심하고 윤리위원회에 제보됩니다. 사무국 단독으로 비리제보 창구를 만들면 내부고발자가 ‘가제는 게편’이라고 생각하고 제보를 안 할 수 있습니다.
셋째로 윤리위원회는 제일먼저 이 위원회를 사학법 개정 반대를 위한 둘러리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을 먼저 모셔서 그분들의 말씀을 듣는 일부터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해야 윤리위원회가 바른 길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로 이번 윤리위원회의 임기가 2년이지만 그러나 2년까지 기다릴 수 없습니다. 1년 내로 과연 이 윤리위원회가 사학비리 근절에 진정으로 기여하고 있는지, 그래서 사립학교법 개정을 하지 않고서라도 사학의 개혁 및 정화가 가능한지를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중간평가에서 윤리위원회는 둘러리에 불과했던 것으로 판명되면 즉시 윤리위원회의 깃발을 내리고 사학법개정을 국회에 촉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동안 사립학교법 개정과 관련한 우리사회의 대립양상을 지켜보면서 양쪽이 다 일정한 설득력이 있는데 누군가 이 양쪽을 넘나들면서 두 진영을 통합하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윤리위원의 제의를 받으면서 나는 윤리위원회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이번 윤리위원회가 사학재단협의회의 위촉으로 성립되었지만 그러나 이 위원회는 철저하게 독자적으로, 아니 오히려 사학재단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일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사학재단협의회의 신임이 아니라 사립학교법 개정을 원하는 사람들의 내심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지금 윤리위원들은 위원회의 공정한 활동을 위해 사립학교법 개정문제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삼가고 있다. 사학법을 개정하라든지 혹은 이제 윤리위가 출범했으니 법개정을 유예해 달라든지 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1년 후 이 윤리위원회가 사학비리 근절에 도움이 되지 않음이 판명되면 그때 윤리위원들은 자진사퇴를 해서 사학법 개정 없이는 비리척결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게 전화를 주신 어른의 걱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학재단이 스스로 자율개혁을 하겠다고 하면 이를 돕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된다. 대부분의 사학은 명예를 먹고 산다. 일부사학에 비리가 있다고 해서 사학전체의 명예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윤리위원회는 결국 둘러리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간절히 부탁드리고자 한다. 이 위원회를 진심으로 도와달라. 그래서 우리에게 사학비리를 제보해 달라. 사학법개정에 대한 지지여부와 관계없이 우리 모두가 함께 동의하는 점은 사학이 바로 서는 것이 아니겠는가?
서경석목사(
sksgo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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