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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08-01 10:44
   <시론> 조건없는 대북(對北) 인도적 지원, 과연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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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서경석
    조회 : 3,141  



<이 글은 국제신문에 게재될 칼럼입니다. 국제신문에 게재가  된 후에야 퍼갈 수 있으므로 8월 5일 이후부터 퍼가시기 바랍니다.> 
 

                              조건없는 대북(對北) 인도적 지원, 과연 옳은가?
               
                                                                                                                    서경석목사


조건 없는 대북(對北) 인도적 지원은 옳은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제는 再考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동안에는 굶어 죽는 동포를 살려야 했으므로 조건 없는 지원이 꼭 필요했지만 이제는 대규모 아사(餓死)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원칙을 다시 세울 때가 되었다. 제아무리 조건 없는 지원이라고 해도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는 인권문제와 완전히 무관할 수 없다. 북의 인권유린이 크게 부각되면 사람들은 북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지원의욕을 잃어 대북지원이 크게 줄기 때문이다. 이미 텔레비전을 통한 공개모금은 불가능해진지 오래다. 게다가 “무조건 퍼주기”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갈수록 커져 정부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조건 없는 인도적 지원의 원칙을 견지하고 있는 미국도 엄밀한 의미의 무조건은 아니다. 분배확인(monitoring)을 지원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은 분배확인이 잘 안된다는 이유로 식량 지원규모를 계속 줄여 왔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모니터링도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한 방식이다. 함흥지역에서 동네 반장으로 일한 적이 있는 한 탈북자의 말에 의하면 유엔기구가 분배확인을 위해 오면 그 전에 식량을 배급했다가 그들이 돌아가면 식량을 다시 거두어 갔다고 한다. 주민에게 식량이 제대로 배분되지 못하는 상황이 바로 인권부재의 현실인 것이다.

그동안 한국정부는 북한 인권문제에 침묵을 지키는 대신 인도적 지원활동을 적극 지원해왔다. 북한주민의 생존권 보호가 인권의 핵심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지만 이 말은 납득하기 어렵다. 인권문제 제기와 인도적 지원을 같이 하면 되지, 둘 중 하나를 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진심은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김정일 정권의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된다는 판단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북한주민의 절규를 외면한, 참으로 이기적인 생각이다. 미국이 한국의 군사독재를 지원했을 때 우리국민은 미국에게 크게 분노했었는데 지금 한국정부가 똑같이 북한정권의 만행에 대해 침묵하고 나아가 북한정권을 지원하고 있다. 이것은 북한주민에 대한 배신일 뿐 아니라 민주화운동 정신에 대한 배신이다. 우리가 빵만으로 살수 없어 독재와 싸웠던 것처럼 북한주민도 당연히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북한주민의 절규를 외면한 대가로 얻어진 평화는 진정한 평화일 수 없다. 그것은 거짓평화요, 끊임없이 북한의 술수에 놀아남을 의미한다. 또 그것은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고립을 의미하고 국내적으로는 국민통합의 실패를 의미한다. 북의 반인륜적 처사에 침묵하는 한 현 정부를 ‘좌파’로 보는 시각은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한국은 인권문제 제기와 인도적 지원을 같이 해야 한다. 물론 이것은 쉽지 않고 북한도 원치 않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는 북한이 인권을 개선해야 대북지원 규모도 늘고 국제사회의 지지도 커진다는 점을 끊임없이 말해야 한다. 이번에 미국은 북핵문제를 다루는 6자회담인데도 인권문제부터 제기했다. 미국은 인권문제가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보기 때문에 북한과의 모든 협상테이블에 인권문제를 올려놓겠다는 생각이다. 6자회담을 깨지 않는 것이 미국의 입장임을 전제한다면 나는 이 입장이 옳다고 본다. 인권문제는 끊임없이 소리 질러야 한다. 오년이고 십년이고 소리지르다보면 반드시 실현되는 날이 온다는 것이 우리의 경험이다.

인권문제를 이유로 대북 인도적 지원을 단번에 조건부로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인권개선이 없으면 국제사회나 국내의 모금이 늘지 않을 것임을 북한에 정직하게 알리는 한편 포지티브 방식의 조건부 지원을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다. 이를테면 북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反기독교 선전을 중단하면 한국교회가 매년 교회예산의 몇 프로를 대북지원에 쓰겠다고 제안하는 것이다. 한국정부가 북핵 포기를 전제로 전기공급을 제안한 것도 포지티브 조건부의 좋은 사례다. 앞으로는 인권이 개선되어야 대규모 추가지원이 가능하도록 추가지원 프로젝트와 인권상황을 연계시켜야 한다. 그리고 이미 지원되어온 식량과 비료는 생존권과 직결되는 만큼 앞으로도 조건 없이 지원되어야 하지만 북한당국에 직접 주지 않고 인도적 지원 NGO에게 맡겨 그들이 책임지고 배분확인을 하도록 함으로써 하층 주민이 꼭 받게 해야 한다.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09:14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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