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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진보진영”의 진정성 위기
서경석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요즈음 소위 “진보진영”은 국민으로부터 진정성을 인정받고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우리나라 진보세력의 진정성의 위기는 크게 세 가지에서 온다. 첫째는 북한비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보수세력이 진보진영을 친북세력이 아니냐고 의심할 정도다. 노무현 정부부터 이런 의심을 받는다. 노정권은 북한붕괴를 원치 않으므로 북의 인권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말은 옳지 않다. 북한 붕괴를 원치 않는다는 말까지는 좋다. 정부의 일차적 임무는 전쟁방지이고 그러려면 북한과 화해, 협력해야 하는데 북한붕괴를 획책하면서 대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붕괴를 진정으로 원치 않는다면 거꾸로 인권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야 한다. 그래서 북한을 보다 유연한 체제로 바꾸어야 한다. 지난번에 정부는 유엔 북한인권문제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지면서 국익 때문에 기권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광주사태 당시 ‘국익 때문에’ 전두환정권을 지지했던 미국과 무엇이 다른가? 그때 우리 젊은이들은 이 때문에 반미운동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노무현정부가 국익 때문에 김정일정권을 지지한 것은 북한주민에 대한 배신일 뿐 아니라 민주화 역사에 대한 배반이 아닌가? 마찬가지로 지난 날 유신독재와 열심히 싸웠던 진보세력이 그보다 훨씬 더 독재인 북의 수령독재 체제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자신의 역사에 대한 배반 아닌가?
진보세력의 두 번째 잘못은 노동자의 집단이기주의에 대한 침묵이다. 과거에는 무조건 노동자의 편에 서는 것이 정의였다. 독재체제 하에서 노동자는 항상 억압당하고 착취당하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화 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대기업노조는 기업보다 힘이 세어져서 강력한 교섭력으로 임금을 끊임없이 인상시켰다. 그렇게 되니 기업은 경쟁력 유지를 위해 비정규직을 양산시켰다. 그러나 대기업정규직은 비정규직과의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한 양보를 절대로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의 진보세력은 대기업노조의 집단이기주의를 전혀 비판하지 않는다. 대신에 애꿎은 기업만을 상대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라고 주장할 뿐이다. 그러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서 모두 연봉 6, 7천만원을 받게 하면 기업은 어떻게 되는가? 전부 망하게 된다. 이 주장이 너무도 뻔한 위선임에도 불구하고 진보세력은 끝까지 침묵이다.
세 번째 문제는 이제는 이들이 권력에 안주하는 新기득권 세력이 된 점이다. 시민단체나 노조는 더 이상 약자가 아니고 사람들도 더 이상 시민운동이 바른 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운동의 영향력이 여전히 큰 이유는 국민의 지지 때문이 아니라 권력을 나누어가졌기 때문이다. 원래 끊임없이 개혁을 추구하는 것이 진보다. 그러나 오늘의 진보세력은 개혁정신을 상실하고 구시대의 낡은 진보사상에 매여 지금도 親노동, 親사회주의를 고수한다. 무엇이 옳은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성실성이 부족하다. 왜 그런가? 자유정신의 결핍 때문이다. 과거 독재와 싸우던 시절에는 ‘통일과 단결’을 강조했다. 독재와 싸우기 위해 단합된 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진보진영은 지금도 몰려다닌다. 그리고 새로운 상황에 부딪쳤을 때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소신있게 말하는 것을 잘 하지 못한다. 잘못하면 보수로 찍혀 왕따 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지금의 진보진영은 더 이상 바른 말을 하는 세력이 되지 못하고 어떻게 하면 지금의 권력을 계속 유지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기득권세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진영이 버틴 이유는 보수역시 진정성의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득권세력으로 안주하면서 부패와 특권, 구태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보수가 아무리 바른 말을 해도 사람들이 그 말의 진정성을 알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진보진영이 진정한 진보가 아니듯이 이들 역시 진정한 보수가 되지 못했다. 그래서 보수도 진보도 다 무의미한 용어가 되어 버렸고 보수와 진보의 싸움역시 허구의 싸움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이제는 허위의식을 재생산하고 사람을 이중인격자로 만드는 보수와 진보라는 표현을 당분간 일체 버려야 한다. 그리고 무엇이 참 진보이고, 참 보수인지를 원점에서부터 차근차근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09:14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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