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시청 앞에 교인들을 동원해서 정부 정책에 맞서는 집회(기도회)를 하는 것은 교회가 파워를 행사하는 것이므로 옳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된 적이 있다. 교회가 파워를 행사하는 것은 잘못된 것인가? 교회는 파워를 행사하지 않고(powerless) 오로지 골방에서 조용히 하나님께 기도해야 하는가?
그러나 교회의 역사를 돌아보고 각 나라의 교회의 모습을 돌아보아도 이 말은 맞는 것 갖지 않다. 중세에 교회는 세상적인 힘을 과시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식의 세속적인 힘을 갖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은 이미 기독교 의 역사적 경험에서 밝히 드러난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교회가 추구하는 힘은 영적인 힘이지, 세속적인 힘은 아니다. 교회가 시민 위에 군림하면서 특권적 파워를 행사하는 것은 절대로 잘못된 일이다. 예수님은 세상 위에 군림하는 힘을 갖는 것을 사탄의 유혹으로 보았다. 않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 역시 예수님처럼 영적인 힘을 추구해야 한다. 영적인 힘은 여호수아의 법궤 앞에서 여리고성이 스스로 무너지는 것과 같이 상대방이 스스로 힘이 빠져서 주저앉게 되는 그런 힘이다.
그런데 교회를 자세히 보면 영적인 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영적 권위를 가톨릭교회의 수장이라는 점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고 한경직 목사님의 영적 권위역시 한국최대 교회인 영락교회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그런데 큰 교회는 돈이 있고 유권자의 파워가 있고 인원동원 능력이 있고 교인을 통한 로비력이 있다. 이러한 세상적인 힘들도 교회의 영향력을 구성하는 중요부분이다. 물론 교회는 이러한 세상적인 힘을 과시하려는 유혹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힘없는 예수님처럼 가장 낮은 곳에 처해 있는 사람들의 친구로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교회가 세상의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고 할 때 영적인 힘만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꼭 옳다고 볼 수 없다. 교회가 정치권력을 견제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교회가 세상적인 힘에 의존하는 것이므로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권력의 편에 선 사람들의 논리를 대변하는 것이 된다. 교회가 권력에 맞서는 결단을 할 수 있는 것은 교회가 영적인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 교회가 자신의 모든 역량을 동원했다고 해서 비난 받을 수는 없다. 문제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가의 여부가 아니라 무엇을 위한 영향력 행사인가에 있다. 교회가 세상 속에서 자신의 특권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면 이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사랑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교회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 또 교회가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나쁜 일이 아니다. 다만 교회는 자신의 영향력을 복음의 원칙에 따라 행사하면 될 일이다.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09:14 칼럼에서 복사 됨]
서경석목사의 세상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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