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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동자들에게 드리는 글
서경석목사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에게 말씀을 드리자니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당신들이 뭔데 무슨 자격으로 여기 와서 간섭하는가 하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일견보기에 그 말도 맞는 말씀입니다. 또 여러분들 중에는 지난날 민주화투쟁을 함께 했던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저 자신 젊은 시절에 산업선교 실무자로 일했었고 그 과정에서 YH사건과 동일방직사건으로 노동자들과 함께 감옥을 갔었던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지금 여러분께 문제제기를 하려니 송구스럽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여기에 오기까지 너무도 많은 토론과 고민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대자동차회사의 노사문제는 현대자동차의 노동자와 경영자 사이의 문제가 아니고 온 국민의 문제임이 너무도 명백해서 도저히 멀리서 걱정하고만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현대차의 노사관계의 향배에 따라 대기업정규직의 노사관계가 크게 영향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여부에도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노사관계가 생산적 노사관계, 협조적 노사관계로 전환하지 않고서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습니다. 그래서 현대자동차의 문제는 곧 온 국민의 문제입니다. 지금 현대자동차 노동자는 6천2백50만원의 평균연봉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회사가 노동조합의 계속적인 임금인상투쟁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으면서 매년 경영진이 노조의 요구에 굴복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 결과 현대차 임금은 해마다 물가상승 수준의 2-3배가 넘는 6-9%가 올랐습니다. 반면에 경쟁회사인 도요다는 평균연봉이 8천만원대이면서 4년째 임금을 동결하고 있습니다. 액면가로는 도요다 임금이 높기는 하나 일본의 국민소득이 우리의 2.3배가 되는 점, 근로자의 조립생산성이 도요다의 60%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의 상대적 임금은 도요다의 2배를 넘고 있는 셈입니다. 이 상태로는 국제경쟁에서 살아날 수 없음은 불문가지입니다. 노동자에게도 이롭고, 회사에도 좋고, 나라에도 좋은 방법은 현대자동차가 몇 년내로 세계1위의 자동차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노동자들이 적극협조해서 임금도 동결하고 생산성도 높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고의 회사가 되면 그만큼 이익이 많아져서 당연히 노동자의 복지수준도 크게 올라갈 것입니다. 그런데 노동자의 집단이기주의 때문에 이일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대기업정규직의 집단이기주의는 비정규직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정규직이 막강한 교섭력을 배경으로 임금을 계속 인상시키므로 이를 감당 못하는 기업은 비정규직을 양산시켜 원가절감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해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는 이들을 무조건 보호해서 될 일이 아니고 정규직이 임금 동결을 해서 여유자금을 비정규직의 임금인상에 써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가지고 민주노총의 이수호위원장과 한국노총의 이용득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이수호위원장도 이용득위원장도 다같이 임금동결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이용득위원장은 금융노련위원장일때 산하 지부장회의에서 비정규직의 임금인상을 위해 정규직의 임금동결을 제안했습니다. 그랬더니 모든 지부장이 다 반대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다음 선거에서 영락없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회사측의 말을 들어보면 노동자 개인과 만나 회사사정을 말하면 충분히 이해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막상 노조지부장을 선출할 때에는 몇 프로라도 임금인상을 주장하는 지부장을 뽑는다는 것이지요. 그야말로 라인홀드니버가 말하는 <도덕적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처럼 개인은 얼마든지 도덕적일 수 있으나 집단이 되면 비도덕적이 되고 것입니다. 그래서 대기업노동자의 집단이기주의는 노조지도자를 만나 설득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또 노동조합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외부의 양심세력이 결집을 해서 노동조합에 강력하게 도덕적 압력을 넣는 일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 선진화정책운동과 기독교사회책임이 이곳에 와서 집회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에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호소합니다. 코앞의 이기주의가 아닌, 멀리 바라보는 이기주의를 추구해 주십시오. 그래서 현대자동차를 세계제일의 자동차회사로 만드는 일에 앞장서 주십시오. 몇 년간 임금동결을 하고 연말에 여유가 생기면 그때 성과급을 받으십시오. 생산성향상을 위해 적극 노력하여 도요다를 능가하는 생산성을 보여주십시오. 그렇게 되면 직장은 더욱 안정되고 복지는 더욱 확충될 것입니다. 그리고 임금동결에 필요한 조건을 회사 측에 제시하십시오. 투명경영이든, 고통분담이든 회사측은 이를 전부 수용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만 임금동결을 하지 않기 위한 명분쌓기를 위해 불가능한 조건들을 잔뜩 열거하지는 말아주십시오.
우리는 재벌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전혀 아닙니다. 다만 지금 현대자동차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열쇠를 노조가 쥐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를 향해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이러한 큰 방향전환을 할 때까지 우리는 계속 여러분께 찾아올 것입니다. 이러한 여러분의 방향전환 없이는 회사도 살 수 없고 나라도 국민도 살 수 없고 여러분 자신도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09:14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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