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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02-22 16:48
   삼성의 8천억원 문제, 원칙이 너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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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서경석
    조회 : 3,375  
   성명서(삼성출연금).hwp (27.1K) [45] DATE : 2006-02-22 16:48:37




  삼성그룹의 8,000억 사회 출연금의 사용처와 관리의 주체에 대해 논란이 많자 노대통령이 나서서 정부가 직접 나서서 재단이사진을 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사용처에 대해서도 “빈곤의 세습과 교육기회의 양극화를 막기 위해 소외계층과 저소득 계층에 대한 지원에 사용되도록 하자”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자 삼성은 즉각 이러한 정부의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모습들은 우리사회가 너무 원칙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안타깝다. 
  문제의 발단은 시민단체들이 공정성을 잃어버려 8천억에 대한 관리를 더 이상 시민단체에 맡길 수 없다는 여론에서 비롯되었다. 그렇다면 삼성이 공정하고 존경받는 인사들을 찾아 그들에게 이 일을 맡기면 되는 것이지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이 길어진다고 해서 청와대가 나설 일은 절대 아니었다. 더욱이 지금은 시민단체들의 공정성보다 정부의 공정성이 더 크게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을 제외하고 지금처럼 정부가 자기들의 코드에 맞는 인사들로만 위원회를 구성하고 모든 자리를 자기들끼리 독식한 때가 없었다. 백보를 양보해서 설사 정부가 매우 공정하다는 평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이런 일에 정부가 나서는 것은 옳지 않았다. 원칙적으로 이일은 전적으로 민간주도로 이루어져야 할 일이다. 시민단체의 공정성이 의심받는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삼성과 시민사회가 이 문제를 가지고 열심히 씨름해서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내면 되는 일이다. 정부는 그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정부나 시민사회는 인내심을 가지고 매사에 원칙에 충실하려고 애써야 한다. 부패한 정치인을 응징하겠다는 이유로 시민단체가 선거법을 무시하고 스스로 判官이 되어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거나, 사학비리가 있다고 해서 법까지 개정해서 사학의 자율을 침해하려고 하거나, 혹은 시민단체가 공정성을 의심받는다고 해서 정부가 시민사회의 역할을 대신하려고 하는 것은 다 같이 원칙에서 벗어난 행동들이다. 이러한 행동들은 다음에 반드시 더 큰 害를 우리사회에 끼치게 되어 있다.   
  삼성이 정부의견에 대해 즉각 “적극 협조” 의향을 밝힌 것도 경솔했다. 약점 때문에 정부의 선처를 바라고 있는 기업으로서는 정부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국민여론을 충분히 경청한 후에 천천히 결론을 내렸어야 했다. 이번 일의 해결책은 하나 밖에 없다. 삼성 스스로 자신의 명예를 걸고 공정한 재단을 설립하는 것이다. 명예를 존중하는 오늘의 삼성이 과거의 재벌처럼 돈을 빼돌리는 편법으로 재단을 설립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정하고 도덕적인 인사들에게 맡겨서 이사진을 구성토록 하고 그 분들이 재단을 바르게 운용하면 된다. 
  물론 삼성의 공정성도 완전히 신뢰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요즈음 우리나라 대기업에 대해 염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기업들이 시민단체를 지원할 때 정부를 비판하는 시민단체는 외면하고 현 정부와 코드가 맞는, 혹은 코드를 맞추려는 단체들을 편중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은 이해하지만 私席에서는 나라걱정을 그렇게 하면서도 막상 재정지원을 할 때에는 개별기업의 보신만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되니 좌편향의 단체들은 재정이 넉넉한데 자유민주체제를 지키려는 단체들은 재정적으로 허덕이는 기현상이 생기고 있다. 대기업이 시민단체가 더욱 편향적이 되도록 조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소신 있게 바른 말 하는 시민단체들이 나올 수 있겠는가? 대기업이 돈을 쓸 때 기업의 보신보다 나라의 앞날을 더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삼성은 이러한 우려의 눈길을 충분히 의식하면서 삼성의 명예를 걸고 가장 공정한 공익재단을 만들기 바란다.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09:14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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