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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01-30 00:33
   <고은광순칼럼에 대한 재답변> 미국을 말하기 전에 먼저 우리의 입장을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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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서경석
    조회 : 3,320  
   고은광순칼럼에_대한_재답변.hwp (32.1K) [42] DATE : 2006-01-30 00:33:30





                                    미국을 말하기 전에 먼저 우리의 입장을 가져야

고은광순씨의 답변을 잘 읽었습니다. 논쟁을 위해 답변한 것은 아니었는데 이제부터 논쟁을 하게 되어 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런 대화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비방이나 말꼬리 잡기를 하지 말고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왜 상대방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를 규명해가는 식의 대화를 했으면 합니다. 

과거에는 우리가 같이 민주화 운동을 했지요. 그러나 지금은 내가 고은광순씨 말대로 한나라당 쪽에 더 친화력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한나라당은 민정당에 뿌리를 둔 정당이기 때문에 저의 체질상 그런 정당에 친화력을 느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도 왜 그렇게 되었나? 저를 향해 뭐라고 하기 전에 열린우리당이 이점을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합니다. 열린우리당이 지난날의 국민회의 정도만 되었어도 열린우리당을 지지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지금도 열린우리당을 향해 요구가 많은  겁니다. 지금 열린우리당에는 과거에 생사고락을 함께 한 친구들, 후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친구들 때문에라도 저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지 않고 있고 또 그렇기 때문에 뉴라이트 진영에 합류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왜 열린우리당은 저같은 사람이 편안하게 지지할 수 있는 당이 되지 못하는 것입니까? 그리고 저 같은 사람의 지지도 얻지 못하면서 어떻게 정권을 잡을 수 있겠습니까?

<체제 밖 좌파>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체제밖 좌파는 무조건 긍정되어야 한다는 시각은 옳지 않습니다. 먼저 기성체제가 어떤 체제인지를 보아야 합니다. 기성체제가 망이 망소이나 전봉준 시대처럼 봉건체제이든지, 예수님 당시처럼 식민지 지배체제이든지, 박정희, 전두환 정권처럼 군사독재체제일 때에는 체제밖 좌파는 역사의 진보를 대변할 수 있지요. 그랬기 때문에 저도 박정희 정권 시대에 <체제밖 좌파>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체제밖 좌파를 옹호하는 것은 지난날 우리가 타는 목마름으로 염원해왔고 목숨을 걸고 쟁취했던 자유민주 체제를 파괴시키는 것이 됩니다. 개인 고은광순씨가 체제밖 좌파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고은광순씨의 자유이지만 그러나 고은광순씨가 열린우리당원이고 앞으로 정치인으로 성장하기를 원하면 체제밖 좌파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저같은 사람은 우리가 젊음을 바쳐 투쟁한 댓가로 얻어진 우리의 자유민주체제가 체제 밖 좌파에 의해 다시 위협당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맥아더동상을 철거하는 것이 왜 체제밖 좌파인가를 질문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맥아더동상이 세워진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유엔군 참전을 칭송하기 위해서입니다. 유엔군 참전이 없었더라면 한반도는 완전히 공산화되어 지금의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맥아더동상 철거에 대해 사람들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 지금의 자유민주체제를 부정하지 않고서는 동상철거를 시도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점을 뚜렷하게 인지하지 않으면서 동상철거를 지지한 사람도 있겠지요. 그렇더라도 그분들도 동상을 철거하려는 사람들을 대한민국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들로 일반 국민이 간주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했고 강정구사건을 법원에서 재판을 할 것이니 국헌이 문란해질 이유가 없다는 생각은 너무 나이브하다고 느낍니다. 최소한 지금 정도라도 된 것은 우파세력이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지 않도록 열심히 투쟁하고 맥아더동상 문제를 가지고 열렬히 투쟁한 덕분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도 우파들은 언제 다시 좌파의 공세가 있을까를 걱정하며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왜 열린우리당은 국민에게 이런 걱정을 안겨주는 것입니까? 김대중정부만 되었어도 국민이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도 북한인권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고은광순님의 말씀대로 저는 "북한인권문제와 남북화해문제, 둘 중 하나만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인권문제에 관해 집중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과 국민을 향해 이 두 가지를 함께 하자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권에 있는 분들은 제가 북한인권 문제만 주창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계시는 듯합니다. 

저는 김주성(교원대)님의 생각과 다릅니다. 만일 미국이 북한의 인권탄압을 구실로 군사적인 공격을 하려고 나선다면 저는 누구보다 앞장서서 미국을 반대할 것입니다. 지금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이분들 역시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해서 북한을 응징하려 한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반대할 것입니다. 실제로 작년에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이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기총>은 또한 북한인권을 위한 집회를 하면서도 인권에 대한 문제제기가 6자회담에 악영향을 끼쳐서는 안 됨을 분명히 했습니다. 지금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기독교인들이 良識을 가지고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지지를 얻고 있음을 아실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조금도 염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고은광순님은 긴 지면을 할애하여 미국의 ‘저강도 전략’에 대해 상세히 기술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런 점 때문에 북한인권을 주장하고 북한인권문제와 대북지원을 연계시키는 것은 미국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고은광순씨의 주장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미국이 이러니까 이런 입장을 가져야 한다는 식의 비주체적인 태도가 아니라 우리들 자신은 북한의 인권유린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우리의 입장을 가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저 미국의 입장에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이라면 그것이야말로 또 다른 형태의 정신적 사대주의입니다. 미국의 입장을 생각하기 전에 우리의 입장을 먼저 정립하고  그리고 나서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저부터 작년 말에 중앙일보에 쓴 글을 인용하면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북한 인권문제, 이제는 결론 맺자.


  "최근에 우리사회에서 가장 심각하게 논의된 문제는 바로 북한인권문제다. 이 문제를 놓고 <북한인권>진영과 <남북평화>진영이 끝없이 대결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결론을 내릴 때가 되었다. 그러려면 최소한 다음 몇 가지가 공동의 인식이 되어야 한다.
  첫째로 이제는 북한인권문제와 남북화해문제,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음을 인정하자.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걱정하는 북한주민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다. 반면에 핵문제 해결과 군비축소, 경제협력 등을 통해 적대적 남북관계를 화해와 평화의 관계로 전환하는 일도 결코 소홀히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이제는 둘 중 하나만 선택하는 것은 옳지도 않거니와 우리 사회를 끊임없는 이념갈등과 대립으로 몰고 가는 것임을 다같이 인정해야 한다.
  둘째로 이제부터 <인권>진영과 <평화>진영은 서로 공존을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먼저 <평화>진영은 “평화우선”이란 생각이 우리의 삶이 위협 당하지 않기 위해, 북한주민의 고통과 억압을 외면하는 댓가로 북한정권으로부터 얻어낸 평화로서 이는 우리의 이기심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달아야 한다. 북한주민의 인권이 개선되는 평화여야 진짜 평화다.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그대로 깨져버리는 평화는 거짓평화요, 추구할 가치도 없는 위장평화다. “인권보다 빵”이란 말도 옳지 않다. 인권과 빵은 동시에 추구되어야 한다. 더구나 김일성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기념궁전을 수억불을 들여 지었던 그 시점이 바로 수백만 동포가 굶어죽었던 시점이었음을 생각해보라. 인권이 없으면 빵도 없는 법이다. 또 “인권문제제기는 남북대화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말도 맞지 않는다. 인권개선 없이 남북관계의 진정한 발전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남북대화의 진정한 성과를 위해서도 민간이 강력하게 인권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미국과 네오콘의 음모에 말려드는 것”이란 말도 그만해야 한다. 이 말은 또 하나의 事大적 사고방식에 불과하다. 반면에 <인권>진영도 변화해야 한다. <인권>진영은 대북 인도적 지원과 햇볕정책 등의 남북화해노력이 남북관계를 크게 개선시켰고 또 이 기반 위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말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인권개선도 시간이 걸리는 일임을 인정하고 우선 북한당국이 할 수 있는 인권개선부터 요구해야 한다. 이를테면 피납자와 국군포로의 송환, 공정한 재판과 고문금지, 정치범수용소의 인권개선, 종교자유의 실현, 이산가족의 만남, 식량의 공평하고 투명한 배분 같은 것 들이다. 그래야 북한도 인권문제 제기가 붕괴 목적이 아님을 깨닫고 이 문제에 진지하게 반응할 것이다.     
  셋째로 북핵이 포기되면 전기를 주자는 정부 제안처럼 일종의 포지티브 인센티브(positive incentive)전략을 구사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인권을 이유로 이제까지 북에게 주어온 식량과 비료, 그리고 금강산, 개성공단 등 기존의 협력관계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인권이 개선되면 더 많은 것을 주겠다는 제안을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신규로 지원되는 정부 및 민간부문의 프로젝트들을 다 인권개선과 연계시키자는 것이다. 다만 비료와 식량은 이제부터는 분배확인(monitoring)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넷째로 對北 인도적 지원활동과 인권개선 활동 사이에, 정부의 대화노력과 민간의 인권개선 노력 사이에 우호적 역할분담을 하자는 것이다. 한 개인이나 단체가 인도적 지원활동과 인권개선 활동을 동시에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민간이 강력하게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해야 정부가 마지못해 인도적 지원과 북한 인권문제를 연계시킬 것이다. 그렇다면 서로 상대방 활동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역할분담을 하자는 것이다. 그럴 때에만 남북대화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국민화합의 길도 열릴 것이다."   

  이 글에서도 분명히 한 것처럼 제가 북한인권문제와 인도적 지원을 연계시키자는 제안은 인권침해를 이유로 지원을 중단하자는 것이 아니고 북이 인권을 개선하면 훨씬 더 많은 추가지원을 하겠다는 적극적인 제안을 하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추가적인 인도적 지원으로 북의 인권개선을 유도해 내자는 것입니다. 고은광순님과의 대화가 끝없는 평행선이 아니라 성과가 있는 대화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서경석 드림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09:14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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