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2월 현대자동차 회사 앞에서 노동자들에 임금동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주도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현대자동차노조가 제기한 문제들을 검토하고 이 문제에 대해 현대차회사와 대화를 하는 중에 현대차의 비리사건이 터져 불가피하게 진행하던 일을 잠시 중단하고 사태를 관망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현대차 문제에 대해 일반국민이 다시 심각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현대차 측은 정몽구회장의 석방을 촉구하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 회사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국민의 입장에서는 답답한 느낌을 금할 수 없다. 현대차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생각할 때 검찰이나 법원이 정몽구회장을 오래 구속시키지는 않을 것이며 멀지 않는 시기에 석방할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는 이번 기회에 현대차가 경영을 혁신하고 노사관계를 혁신해서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인가에 있다.
이를 위해 노사 양측은 뼈를 깎는 개혁을 해야 한다. 우선 일차적으로 지배구조와 경영권 승계문제에 대해 무엇이 최선의 선택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여기에는 정몽구회장의 퇴진까지도 고려에 넣어야 한다. 그리고 정의선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문제에 대해서도 과연 정사장이 현대차를 경영할만한 경영능력을 가지고 있는가를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물론 우리 같은 사람은 이를 판단할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또 박건우선생의 생각처럼 소유와 경영은 반드시 분리해야 한다고 못 박아서도 안 된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지금의 현대차 상황에서 얼마든지 시기상조일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 최종적인 판단은 정몽구회장의 몫이겠지만 우리는 정몽구회장이 본인의 진퇴문제까지 포함해서 현대차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정몽구회장은 앞으로 투명경영을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과연 이 말을 믿을 수 있는가? 현대차에 사외이사들이 있다. 현대차의 비리가 이렇게 심각한 지경에까지 오는 동안 사외이사들은 무엇을 했는가? 틀림없이 많은 다른 기업의 사외이사와 같이 거수기 기능 이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사외이사 제도를 포함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제도개혁을 단행하여 현대차의 투명경영에 대해 시장이 신뢰할 수 있도록 되어야 한다. 나는 현대차가 한 점 의혹도 없이 투명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전 세계를 상대로 차를 팔아야 하는 현대차로서는 때로는 불가피하게 비자금을 조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현대차의 감사는 이러한 상황까지 전부 포함해서 현대차를 철저하게 감사해야 한다. 그럴려면 현대차가 공정하고 능력있는 제3자를 감사로 선임해서 이 중차대한 임무를 수행하게 해야 한다. 아울러 감독기능을 잘 수행할 사외이사들을 다시 선정해야 한다. 사외이사 선정도 오너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만 하면 안 된다. 그것은 회사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 사외이사가 노조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물론 안 되지만 그러나 공익에 대한 관점이 분명해야 한다. 사외이사에 대한 최종적인 선택은 오너의 몫이라 하더라도 선정과정에서 공정한 추천 절차가 있어야 한다.
또 한가지, 1조원 사회헌납의 문제가 있다. 이 사회헌납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실현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현대차가 위기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조사에서 나은 대접을 받기 위한 방안으로 1조원을 헌납하겠다고 했다면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 이런 헌납이 관례가 되어서도 안 된다. 그러나 현대차의 오너가 국민을 향해 이미 한 약속을 스스로 접을 수도 없다. 그렇다면 제일 바람직한 방안은 현대차가 1조원 사회헌납의 약속을 향후 3년 혹은 5년의 기간에 걸쳐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한 이후에 지키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 현대차는 먼저 국민 앞에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뼈를 깎는 개혁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러한 개혁의지가 충분히 감동적이면 오히려 시민사회가 나서서 1조원 헌납을 유예하도록 촉구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노조 측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모든 노력들은 노조의 협력을 구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노조가 협조안할 명분이 없도록 회사 측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서 노조가 태도를 일신하여 도요다보다 더 높은 노동생산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되지 않으면 세계 초일류기업에 대한 꿈을 포기해야 한다. 그리고 노동자의 협력에 대한 보상은 회사가 이익을 크게 낸 후에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되어야 한다.
이번 세미나가 이러한 일들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09:31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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