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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는 선진화를 위한 과정이다.
김진호목사님의 글에 대해 <기독교사회책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말씀드리기 위해 글을 쓰게 되었다. 다만 이렇게 반론을 쓰면 또다시 논쟁을 하게 되는데 오늘은 그런 논쟁은 피하고 싶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는 서로 상대방의 생각을 아는 정도로 마쳤으면 한다.
1. 우리는 한국경제의 대외개방을 재앙으로 규정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개방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세계화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듯 개방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다만 개방의 과정도 단계가 필요하고 개방으로 인한 이익과 손해를 잘 따져 속도와 내용을 조절했어야 했는데 한국은 투기적 국제금융자본의 폐해를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OECD에 가입했고 또 성급하게 금융시장을 개방하는 우를 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진화되지 못한 제도, 법질서, 관행 하의 부정부패, 정경유착, 불투명성, 비효율성 등 한국경제의 문제점들이 IMF경제위기로 비화했다. 그 때 우리가 좀 더 현명하게 대처했더라면 IMF경제위기는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다. 그래서 IMF위기를 개방에 따른 필연적 결과로 이해하는 것은 옳지도 않고 FACT와도 맞지 않는다. 비정규직의 문제를 개방의 결과물로 보는 인식도 맞지 않는다. 비정규직의 문제는 정규직의 집단이기주의에서 비롯된다. 정규직이 높은 교섭력을 가지고 회사는 어찌되었든 자신의 이익만을 철저하게 지키게 되자 회사는 할 수 없이 비정규직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그리고 정규적도 이러한 현실을 은근히 즐겼다. 비정규직의 존재로 인해 정규직은 자신의 철밥통을 지킬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사회의 빈부의 양극화현상을 개방 탓으로 돌리는 것도 맞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지난 몇 십 년 동안 성장과 더불어 꾸준히 분배정책을 도입해 세계적으로 불평등과 빈곤문제가 비교적 양호한 나라로 간주되어 왔다. IMF경제위기 상황에서 서민 빈곤층의 어려움이 심각해진 것이 사실이지만 그 후 빈곤문제는 경제회복과 더불어 완화되었다. 다만 참여정부 출범 후 경제가 망가지면서 다시 빈곤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최근의 빈곤심화 문제는 참여정부의 잘못으로 보아야 하지, 개방 탓으로 돌릴 수 없다.
2. 지구화는 피할 수 없는 역사의 과정이고 또 반생명적 지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구화의 대세 앞에서 취할 선택은 두 가지다. 反세계화선언을 하고 세계시장과 담을 쌓고 북한이나 큐바처럼 살든지 아니면 세계화의 明은 취하고 暗은 최소화하는 길을 택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두 번째 선택 외에 다른 길이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나라 간의 선진화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을 택해야 한다. 그리고 지구적 차원에서의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극빈국의 외채를 탕감해주는 일, ODA를 GNP의 1%까지 올리는 일(덴막은 GNP의 1%를 가난한 나라를 위해 쓰고 네델란드, 스웨덴, 놀웨이, 룩셈부르그는 0.7%를 쓰고 있지만 일본은 0.2%, 미국은 0.1%수준에 불과하다), 토빈세를 신설해서 투기자본의 국제이동에 대해 과세하는 일 등과 같은 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일을 잘 하려면 먼저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 나라경제만 선진화되는 것이 아니고 국민도 선진국민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지구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일에 한국민이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모든 문제는 다시 어떻게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로 귀결된다. 물론 우리국민이 존경받는 선진국민이 되는 것까지 포함해서다.
3. 김목사님은 참여정부의 시민사회와의 사회협약 정책이 실종된 것에 대해 큰 아쉬움을 표시하고 그 파탄의 결과가 한미FTA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와의 사회협약을 판단기준으로 삼는 것은 옳지 않다. 판단기준은 “선진화”여야 한다. 선진화를 위해 공정한 경쟁, 투명성의 제고, 모든 형태의 기득권과 특권의 철폐가 필요하다. 시민사회와의 협약의 내용이 공정한 경쟁이라면 그것은 좋은 것이지만 평등주의의 강요라면 그것은 옳지 않다. 그리고 관료, 정치인과 자본과의 유착관계는 선진화의 관점에서도 철저히 배격되어야 할 사항이다. 반면에 입시경쟁을 학연을 위한 생존전략으로 보는 것은 옳은 인식이 아니다. 입시경쟁은 피할 길이 없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이지 경쟁철폐가 아니다. 경쟁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그리고 노무현정부는 舊기득권세력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힌 것이 아니라 선진화세력의 저항에 부딪힌 것이다. 지난 5.31선거결과를 舊기득권세력의 강력한 저항으로 인식하면 너무도 큰 왜곡이다. 여당의 참패는 이 상태로는 나라의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국민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4. 이제 한미FTA 이야기를 할 차례다. 먼저 하고 싶은 말은 기독교사회책임이 한미FTA를 무조건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미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맹목적이 아닌, 전략적인 반대를 했더라면 우리는 구태여 FTA 추진을 지지하는 집회를 할 필요가 없었다. 전략적 반대는 협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런데 FTA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모습을 보면서 그렇다면 추진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미FTA를 실사구시적으로 분석해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명이 나면 당연히 이를 파기해야 한다. 그러나 그 전까지는 성실하게 협상을 계속해야 하고 협상성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한미동맹을 반대한다는 이념적 입장을 가지고 FTA를 무조건 반대하면 국익에도 反하는 일이다. 한미FTA에서 한국 측이 얼마나 협상을 잘할 것인지는 지켜보아야겠지만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몇 차례 만나고 나서 협상팀에 대한 믿음성이 생겼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FTA로 우리만 이익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우리도 이익을 보지만 미국도 이익을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협상을 파기하게 된다. 이러한 줄다리기 속에서도 협상이 진행되는 이유는 공동의 이익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또 우리는 한미FTA를 재앙으로 보는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전 세계는 지금 FTA 짝짓기에 돌입했다. 앞으로 2-3년 후가 되면 세계는 FTA에 속한 나라와 속하지 않은 나라로 구분될 것이다. 그리고 속하지 않은 나라는 크게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어느 나라와 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과 하는 것은 매우 불리하다. 그래서 한일FTA는 결국 중단되었다. 한중FTA는 아예 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중국과의 사이에 관세가 철폐되면 백수십종의 농산물 폭격을 받는다. 그리고 중저가의 공업제품 공격도 심각할 것이다. 그래서 중국과의 FTA는 시기상조다. 그러나 미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한미FTA는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된다. 자동차, 핸드폰, 가전제품, 컴퓨터 등 한국이 미국시장에 팔아먹을 상품이 대단히 많다. 이번에 공립학교, 병원은 개방에서 제외되었지만 한국의 미래를 생각하면 한국의 교육기관과 병원도 국제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한국의 교육기관이 경쟁력이 없으면 수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고등학교시절부터 외국유학을 떠나게 되고 이로 인한 국력손실이 말할 수 없이 커진다. 또 한국의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의과대학에 가고 있어서 내부의 규제만 철폐된다면 한국의 의료기관이 얼마든지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한미FTA가 국내의 낡은 규제를 철폐하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목사님은 미국계 자본이 폭넓게 일상에 침투할 것을 염려하지만 나는 그보다 한국기업이 미국시장에 진입하는 득이 훨씬 더 클 것으로 생각한다. 또 김목사님은 공공성의 규칙이 위축된다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이를 오히려 글로벌 스탠다드가 국내에 확산되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그것은 선진화의 과정의 일환이라고 본다. 또 협상과정에는 得도 있고 害도 있다. 의약품의 지적재산권문제는 해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해만 강조하면 안 된다.
5. 한미FTA가 서민층에게 큰 고통을 안겨줄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 일견 보기에는 그런 것같다. 경쟁이 격화되면 경쟁에서 낙오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얼마 전까지 청와대는 양극화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너무도 분명한 결론은 양극화문제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제성장이라는 점이다. 실제로도 경제가 활성화되면 일자리가 창출되고 빈곤문제가 상대적으로 완화된다. 그리고 경제가 침체했던 참여정부에서 양극화는 더 심화되었다. 그런데 FTA는 경제성장을 촉진시키고 일자리를 크게 늘려 서민의 고통도 완화된다. 실제로 멕시코의 경우에서도 NAFTA이후 서민층과 부유층이 줄고 중산층이 강화되었음은 통계가 익히 보여주는 바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제가 발전하면 그만큼 사회안전망에 쓸 여력도 커진다. 그래서 서민들의 고통을 더욱 크게 덜 수 있다. 이번에 정부는 FTA로 타격을 받는 농민들의 문제해결을 위해 향후 10년간 117조원을 농촌과 농민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 비용은 FTA로부터 향유되는 이익에서 온다. 오히려 문제는 이러한 어마어마한 돈이 또다시 모럴해저드로 귀결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지난 김영삼 정권 당시 42조의 돈을 농촌에 풀었지만 결과적으로 농가부채만 커지고 말았다. 오히려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점은 이러한 점이다. FTA에 대한 대비는 두가지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하나는 하루빨리 불필요한 내부규제를 철폐해서 한국기업이 단련되어 경쟁에 노출되었을 때 경쟁력을 갖는 일이다. 또 하나는 농업과 같이 FTA로 타격을 보는 부문에 대한 보상, 직업재훈련, 구조조정을 신속히 이루는 일이다. 그런데 이미 오래전에 경쟁력을 잃은 농업의 일부분야는 우리가 언제까지 보호만 해줄 수 없다.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부문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하루빨리 국제경쟁력을 갖춘 선진농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번이 그런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무한정 보호만 하고 있으면 그만큼 국가부담만 커진다. 다행히 FTA 타결 후 2년의 유예기간이 있다. 시간이 많지는 않으나 크게 부족한 것도 아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열심히 대비해야 한다.
6. ‘좌파’에 대한 문제에서 김목사님은 우리사회의 “좌파”를 약한 자, 잃어버린 자를 위해, 사회가 익명으로 내버린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과 연결시켰다. 이 점이야말로 동의가 불가능한 비약이다. 오히려 지금 좌파는 상당한 정도로 우리사회의 기득권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나는 정직하게 말해서 이러한 우리사회의 좌파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전에는 우리나라에 좌파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좌파는 극우세력이 진보세력을 향해 메카시즘적 공격을 할 때 쓰는 공격용어일뿐 우리나라에 무슨 좌파가 있는가하고 생각했다. 북한을 보아도 이미 다 망한 나라이고 전 세계 공산주의는 망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맥아더동상 철거시도에 수천명이 동원되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에 좌파세력이 상당한 규모로 존재하고 있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맥아더 동상철거 세력은 체제밖 좌파라는 말 이외에는 다른 표현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세력은 그 후 평택에서 미군철수에 열을 올렸고 이에 놀란 국민은 5.31선거에서 표로 자신의 놀라움을 표현했다. 나는 이 세력이 우리사회를 선진화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세력도 대단히 크다. 이들은 과도한 평등주의를 주장하고 대기업노동자의 집단이기주의에 대해 침묵하고 이번 FTA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를 한다. 반미친북의 입장을 가지고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침묵을 한다. 나아가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자는 생각에 대해서도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이 세력은 과거와 같이 공산주의를 신봉하는 “舊좌파”는 아니나 수정주의 역사관과 평등주의 철학을 가진 “新좌파”로 불림직하다. 나는 이 세력이 우리나라를 좌지우지하는 한 우리나라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들 세력이 생각을 바꾸어주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서경석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09:31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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