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찬문>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 정책과 남북관게 및 남남갈등의 전망
서경석목사 (선진화시민행동 상임대표)
1.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에 있어서 적당히 타협하거나 북에 끌려가지 않고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의 배경에는 그동안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잘못되어 왔고 이명박 정부는 어렵더라도 이러한 잘못을 시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존재하고 있다. 그동안 노무현 정부는 북한에 질질 끌려다녔고 북핵반대의 입장도 명확하게 취하지 못했고 퍼주기로 일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핵을 폐기하지 않는 한 국제사회와 공조 해서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인권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공개적인 노력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명박 정부가 인권문제를 제기하여 북한의 붕괴를 꾀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설득하여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입장은 전적으로 타당한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국민은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입장을 계속 지지함으로써 이명박 정부가 흔들림 없이 이 입장을 계속 견지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입장 때문에 현재의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있다. 그러나 잘못된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키는 과정에서 일정기간 남북관계가 상호 힘겨루기로 교착상태에 빠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북한은 한국정부가 노무현 정부의 입장으로 되돌아가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고 한국정부는 이 기간을 잘 버텨서 북한이 한국의 방침에 순응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국민은 인내심을 가지고 남북관계의 정상화과정이 잘 이루어지도록 견뎌야 한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서 한 가지 지적할 점이 있다. 그것은 핵문제 해결과 인권개선을 위해 당근과 채찍을 함께 쓰고 상호주의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옳으나 다만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한 지원은 무조건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번에 정부는 북한에 옥수수 1만톤 지원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나는 이점은 한국정부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쌀 대신 옥수수를 지원하겠다는 생각도 지지한다. 쌀은 어려운 주민들에게 가지 않고 軍, 군수공장, 평양에만 지원되고 말 것이다. 그런데 옥수수를 지원할 때 1만 톤이 아니라 최소한 10만톤은 지원하겠다고 했어야 옳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한국은 남아도는 쌀을 소비해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에 이 기회에 쌀 10만톤도 함께 북으로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고 생각된다. 그대신 비료를 포함한 일체의 지원은 핵문제, 인권문제와 연계시키는 것이다. 옥수수 1만톤 제안에 대해 많은 식량이 필요한 북이 차라리 안 받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충분히 에견되는 일이었다. 핵을 폐기하고 인권을 개선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굶어죽는 동포가 없어야 하는 점은 더 중요한 일이다. 대북압박 수위가 弱化되더라도 식량 무기화는 옳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과연 북한에 굶어죽는 동포가 얼마나 될 지 잘 알 수 없으나 UN 등 국제기구들은 계속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수준임을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대북 식량지원은 무조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대신 이산가족 만남을 더 많이 하게 하는 것이 옳다. 도대체 이산가족 만남을 허용하지 않고 이것을 거래조건으로 삼아 남측에 여러 가지를 요구하는 그런 反인륜적인 국가가 이 세상에 북한 말고 또 어디 있을까? 그러나 이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면 우리는 북한에 식량을 주고 대신 이산가족 상봉을 실현시켜야 한다.
3. 그런데 이러한 대북방향 하에서 남남갈등이 어떻게 극복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사회세력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져 있다. 이 두 세력은 이념적으로도 차이가 있지만 이해관계도 완전히 다르다. 정권이 우파에게 가는가 아니면 좌파에게 가는가에 따라 처지가 근본적으로 바뀐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무조건 자기가 속한 세력이 정권을 잡는 일을 최우선시 한다. 그렇게 되니 자기 진영의 입장이 잘못된 것이더라도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경우가 세종시 문제다. 행정부처의 이전은 잘못이라는 것이 상식이지만 진보적인 지식인은 민주당의 입장과 다른 주장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렇게 사람들이 바른 말을 하지 않고 세상이 잘못 가더라도 이를 교정하려고 하지 않으니 나라가 계속 표류할 수밖에 없다. 과거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정부때에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 이 정부들은 다 中道의 방향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도가 설 자리가 있었고 이로 인해 우리사회는 보수, 진보, 중도로 크게 삼분될 수 있었다. 그리고 좌우가 대결하더라도 중도가 사회의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이후 정부자체가 左로 가면서 더 이상 중도가 설 자리를 잃고 말았다. 그리하여 중도세력이 분리되어 한쪽은 좌파 시민사회로 가고 다른 한 쪽은 뉴라이트가 되었다. 이명박 정부 이후에도 이 대립은 계속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정부의 잘못된 정책들을 시정하는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대립은 불가피하기 때문이지만 누가 정권을 쥐는가에 따라 자신의 처지가 달라지는 사람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무조건 자기가 속한 진영에 충성하기만 하고 그 결과 나라는 두 세력 간의 쟁투로 멍들고 있다.
4. 어떻게 해야 이 갈등을 극복할 것인가? 합리적인 제3세력이 등장하여 시시비비를 가림으로써 나라의 바른 길을 제시해야 한다. 보수진영과 진보진영내의 합리적인 분들, 즉 중도우파와 중도좌파가 서로 만나 공동입장을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움직임이 가능하려면 중도우파는 MB정권이 모든 것을 독식하고 시민사회를 무시하는 등의 MB의 실정을 비판해야 한다. 반면에 중도좌파는 진보진영의 반대를 위한 반대, 포퓰리즘을 비판해야 한다. 나아가 친북좌파와도 선을 그어야 한다. 그래야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는 제3세력이 가능해 진다.
이 제3세력의 대북입장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1) 핵은 절대로 반대한다. 북핵폐기를 위해 국제사회가 공조하여 북한을 압박하는 일은 정당하므로 당근과 채찍이 함께 써야 한다. 2) 북한인권이 개선되어야 하다. 따라서 인권개선을 위해서도 당근과 채찍이 다같이 필요하다. 다만 인권주장이 북한을 붕괴시키려는 목적으로 제기되면 안 되며 따라서 인권개선은 단계적인 목표를 가져야 한다. 3) 한반도의 평화실현과 인권개선은 동시에 추구되어야 한다. 평화를 우선시하는 정책이나 인권을 우선시 하는 정책은 다 같이 바람직하지 않다. 4) 북한주민의 생명과 직결된 지원은 무조건적이어야 한다. 주민의 생명을 구하는 일은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 진보진영에 속하는 사람들 중에서 이러한 입장에 동의할 수 있는 사람들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그 경우 우파진영은 이러한 분들과 함께 행동해야 한다. 또 경제문제 등 다른 분야에서도 얼마든지 공동의 입장이 가능하다. 성장과 분배의 어느 한 쪽을 택하지 않고 이 둘을 동시에 추구하고, 대형마트가 작은 수퍼마켓을 잡아먹는 제도, 가난한 사람들을 내쫓고 부자들로 채우는 신도시, 재개발 정책 등을 반대하고 공기업, 대기업 노조 등의 신 기득권 세력의 횡포를 비판하는 일은 좌우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사안들이다.
5. 남남대결이 없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다만 이러한 대결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가 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으면 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바른 말하는 제3의 세력이 등장하는 것이다. 절대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러한 노력이 있어야 남남갈등의 극복이 가능해진다. 초창기 경실련은 바로 이점에서 모델이 될 만하다. 경실련은 변혁론을 지지하는 재야운동의 방향은 틀렸다고 생각한 민주화운동이 민주화운동은 하지 않았지만 양심적인 사람들과 손을 잡고 출범했던 단체다. 그러나 경실련은 그 후 중도의 입장을 견지하지 못하고 좌편향으로 가고 말았다. 어떻게 다시 초창기 경실련과 같은 운동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가 문제다. 그런데 만일 이러한 운동의 등장이 끝내 불가능하다면 중도 좌, 혹은 중도 우에 위치한 세력들이 제각기 바른 말하는 운동임을 자임하면서 中道의 바다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그래야 이 과정에서 중도의 입지가 만들어지게 되고 남남갈등 극복의 길이 보이게 될 것이다.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14:44 칼럼에서 복사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