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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3-30 13:40
   보혁갈등의 극복과 화합을 위한 우리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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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서경석
    조회 : 2,085  


보혁갈등의 극복과 화합을 위한 우리의 입장


이 글이 만들어진 배경

이 문건이 작성되게 된 연유는 2010년 강문규선생님의 팔순을 맞이하여 강문규선생님을 따르는 몇몇 사람들이 팔순 기념사업으로 잔치만 할 것이 아니라 보수와 진보의 대화프로그램을 해 보자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강문규 선생께서 살아오시는 동안 항상 바른 말씀을 하시고 중도의 위치를 지켜 오셨기 때문에 강문규 선생께서 나서서 제안하시면 “보수와 진보의 만남”의 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고, 또 이 만남을 통해 보혁갈등 극복의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강문규 선생님께서 이 만남의 제안하시게 되었고 이 제안에 20명이 호응을 하여 지난 7개월 동안  다섯 차례 대화의 시간을 갖기에 이르렀습니다. 처음에는 참여자 간에 생각의 차이가 많았지만, 만남을 거듭하면서 많은 부분의 공감대가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고 최종적으로는 이 문서를 만드는데 완전히 합의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우리의 생각이 완전히 하나가 된 것도 아니고, 여전히 각자 서 있는 자리가 서로 다른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문건에 합의하게 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이 대화모임을 주선하고 지도력을 발휘해 주신 원로 강문규선생님에게 특별한 감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합의의 노력이 확산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대화참여자들이 역할분담을 하여 주변의 분들에게 이 문건에 대한 서명의사를 여쭙고 사람들의 의견이 모아지는 대로 이 문건을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대화 참가자들
강문규, 강지원, 김성수, 김성재, 김진현, 민만기, 박명광, 서경석, 손봉호, 신대균,
안재웅, 윤경로, 이각범, 이삼열, 이원희, 이종오, 이해익, 인명진, 황한식, 김혜경



  보혁갈등의 극복과 화합을 위한 우리의 입장

1.

  우리는 우리 사회가 진보세력과 보수세력으로 크게 나뉘어져 대립하고 있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사람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는 것이 당연하고 또 어느 정도의 시각 차이는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지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보혁갈등은 그 정도가 지나쳐서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와 있다.
  지금의 보혁갈등은 나라의 바른 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사람들은 자기가 생각하는 바와 자기가 속해 있는 진영의 생각이 다를 경우 좀처럼 자기의 소신을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파당적(派黨的) 목소리가 아닌 정론(正論)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또한 사람들은 자기와 다른 진영의 사람들과는 함께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다. 주장의 옳고 그름은 생각하지 않고 누가 주동하는가만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중도(中道)의 목소리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중도는 타협적 주장이나 기회주의적 주장이 아니다. 중도는 보수와 진보의 단절을 넘어서서 통합을 향한 슬기로운 생각을 선택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시민사회마저 좌우(左右)로 나뉘어져서 누가 정권을 잡는가에 따라 이해관계가 상반되는 현실 속에서는 좌와 우를 통합하는 목소리를 내기가 매우 어렵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 사회는 중도의 목소리를 대망(大望)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목소리가 커져서 다시 시민사회가 정파적 입장에 의해 휘둘리지 않고 소신 있게 정론을 피력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지금의 망국적인 보혁갈등의 현실은 극복의 계기를 맞을 것이다. 

2.

 그동안 보수와 진보가 극명하게 갈라진 지점은 북한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였다. 따라서 앞으로는 이러한 시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첫째로 우리는 북핵을 용납할 수 없다. 북핵 반대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다. 그리고 북핵을 폐기시키기 위해서는 북핵 폐기와 경제협력을 연계시키는 6자회담 등의 원칙을 지키고 이것을 실현하는 국제간의 공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둘째로 우리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침묵할 수 없으며 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북한의 붕괴나 흡수통일을 위해서가 아니라, 북한이 개방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 실현과 북한인권 개선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서는 안 되며,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그래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지속적이고 다각적이어야 하지만 동시에 인도주의적이고 점진적이어야 한다. 
  셋째로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으로 아사(餓死) 위기에 처해진다든지, 결핵 등 질병으로 고통당할 때에는 식량 및 의약품 지원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대북 지원이 기본적으로 북핵문제와 연계되어야 하지만, 생명과 직결된 인도적 지원은 북핵과 연계되면 안 된다. 다만 이러한 지원을 통해 이산가족 만남의 기회가 획기적으로 늘어나고 국군포로 및 납북자들이 송환될 수 있도록, 그리고 식량 배급의 투명성이 확보되도록 정부가 최대한으로 노력해야 한다.
  넷째로 중국에서 유랑하는 탈북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일에도 보수 진보가 따로 없다. 중국정부가 탈북난민을 강제로 북송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3.

  보수와 진보는 우리나라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야 한다. 
  첫째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 다만 경제선진국 뿐만 아니라 동시에 복지선진국, 정신선진국, 생태선진국이 되어야 하고 자유와 평등, 박애가 실현되고 일체의 폭력이 배제되는 선진국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성장의 중요성을 이해하면서도 성장이 반드시 분배를 가져오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한국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되어야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동시에 강조되어야 한다. 서민의 삶을 보살피는 경제정책과 원주민의 이해가 보장되는 도시 재개발정책이 실현되어야 한다.
  둘째로 우리는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통일은 민주주의와 평화에 기초한 통일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북한정권을 추종하는 친북좌파세력과는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4.

  보수와 진보는 우리 사회의 보혁갈등을 완화하고 극복하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첫째로 정치권력이 정권을 쥔 후 권력을 독식하면 권력을 잃은 세력은 권력 탈환을 위해 매진하게 되고 시민사회도 이러한 권력투쟁의 하부구조로 전락하게 될 위험성이 커지게 된다. 그래서 권력의 독식, 독점은 장기적인 후유증을 낳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명박정부는 지난날의 좌편향을 반드시 시정해야 하지만 이러한 시정노력이 또 다른 우편향으로 나타나서도 안 된다.
  또한 정치권력이 시민사회에 지나치게 휘둘림을 당해도 안 되지만 정치권이 시민사회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해도 안 된다. 정치권력은 건강한 시민사회를 파트너로 삼아 시민사회와의 비판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민사회가 무조건적 반대세력과 무조건적 찬성세력으로 양분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둘째로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합리적이고 실사구시적인 대화와 토론이 제대로 되지 않고 반대를 위한 반대와 포퓰리즘이 난무하는데 있다. 정론을 지향하는 제3세력은 실사구시적 토론의 장을 만들고 이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이러한 토론의 결과가 최종적으로 어느 정치세력을 이롭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려를 일체 해서는 안 된다.
  셋째로 보수와 진보의 경계를 넘어서 좌우를 통합하려는 세력이 되려는 사람들이 모여 행동해야 한다. 꼭 세력의 결집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공동의 입장을 세우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2010년 3월
                                                  서명자 일동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14:58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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