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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2-22 03:00
    세종시 논란, 이게 해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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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서경석
    조회 : 2,183  


                  세종시 논란, 이게 해법인데.....


                                                서경석목사 (선진화시민행동 상임대표)   


세종시 논란의 전개상황을 보고 있으면 막 속이 상한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 지극히 당연한 것처럼 사람들에게 통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말이 안 되는 주장도 열심히 우기면 통하는구나 라고 깨닫는 일은 결코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모든 선진국은 행정의 효율을 위해 국회, 행정부, 대통령 관저가 반경 3-4km이내에 모여 있다. 이점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이 다 마찬가지다. 한 나라의 경쟁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정부의 경쟁력인데, 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사실은 우리나라의 경우 몇 개 행정부처가 과천에 있는 것도 좋은 것이 못된다. 그래서 그런 부처들은 대개 광화문 종합청사 주변에 장관 사무실을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무총리실과 9부2처2청을 세종시로 보내자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 세종시 수정안을 내어 놓은 것은 정말 애국심 때문이다. 이명박대통령으로서는 예정대로 세종시를 추진했다고 해서 문제될 것이 없었지만 그분의 양심상 이것은 나라를 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수정을 주장했다. 나는 과연 이명박 대통령이 자기 이해관계와 배치되면서까지 수정안을 내어 놓을까를 숨죽이며 지켜보다가 끝내 그분이 그렇게 하는 것을 보고 그분의 용기와 애국심에 큰 박수를 보냈었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이 그렇게 나오면 당연히 대부분의 국민이 대통령의 말을 따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상황은 전혀 그렇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이번처럼 나의 예측이 어긋난 적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요즈음엔 나의 판단능력에 대해서도 자신이 없어진다.

내가 제일 의문스럽게 생각되는 점은 우파진영에서는 세종시에 대해 원안 주장도 있고 수정안 주장도 있는데, 또 친박진영이나 충청도에서도 수정안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왜 좌파진영에서는 세종시 수정안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쩌면 한 사람도 없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나라 지식인들이 자유지성을 갖지 않고 얼마나 패거리 의식에 매여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된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서 또 한가지 실망스러운 점은 이명박 정부가 친박진영을 대하는 태도다. 친이진영과 친박진영과의 사이는 지금 한나라당과 민주당과의 사이보다 멀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박근혜씨를 충분히 포용하는 마음이 있지 않은 것이다. 지금처럼 상황이 전개되지 않고도 충분히 해결의 길이 있었다고 생각되는데 어쩌면 이렇게 가장 나쁜 길로만 갔는지 기가 막힌다. 친이와 친박이 세종시 문제를 끝내 대결로 가져간다면 한나라당의 분당(分黨)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항간의 떠도는 말처럼 박근혜씨는 앞으로 민주당과 합하는 것인가? 처음에는 이런 말이 황당하게 느껴졌는데 지난날을 돌아보니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김영삼씨도 노태우씨와 합쳤고, 김대중씨는 김종필씨와 합쳤고, 노무현씨는 정몽준씨와 합쳤다. 그렇게 해서 정권을 잡았다.

그렇다면 지금 국민이 한나라당의 분당을 현실로 인정해야 하는가? 적어도 나는 지금 그럴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못하다. 그리고 지금은 이명박, 박근혜, 이회창 이 사람들이 대연합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볼 때는 이 길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획기적인 지방분권이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노무현씨가 국토균형발전과 수도권인구 분산을 위해 수도를 이전하겠다고 할 때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수도분할은 국토균형발전과 수도권 인구분산의 대책이 아니며 근본 대책은 획기적인 지방분권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지금 이명박정권은 행정부처 이전의 백지화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균형발전과 인구분산을 위해 지방분권도 실행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획기적인 지방분권이야말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개혁이다. 지방의 경쟁력 강화 없이 선진국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지방분권을 통해 지금의 수도권 一極체제를 多極체제로 전환시키지 않는 한 어떤 방법으로도 수도권 인구집중을 막을 수 없다.

획기적인 지방분권을 이루려면 자치재정권, 자치입법권, 자치조직권 및 자치계획권을 광역자치단체에 주고, 광역자치단체를 더욱 광역화하여야 한다. 그리고 일류학교, 일류병원을 유치하여 자본과 인재가 지방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 지방의 자율적 발전을 중앙정부가 최대한으로 뒷받침하되 낙후되는 지방에는 각종 인센티브와 재정지원, 新성장 대형 프로젝트를 주어 지방간 격차를 줄여야 한다. 그 대신 수도권에 대한 규제를 풀어 수도권의 경쟁력을 계속 유지시키면서 수도권 인구를 분산시켜야 한다.

중앙집권적 국가운영체제는 지역간 갈등과 선거 포퓰리즘을 부추긴다. 각 지역은 가능한 한 많은 사업과 재원을 중앙으로부터 확보하기 위해 소모적인 경쟁을 벌이며, 지역주민은 어느 후보가 지역개발을 위해 중앙정부로부터 많은 프로젝트를 유치해 올 것인가를 기준으로 투표한다. 그러나 획기적인 지방분권은 이러한 지역갈등과 선거포퓰리즘을 근원적으로 극복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들은 보다 나은 행정서비스와 기업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게 된다. 그래서 세종시의 특혜시비 같은 논란은 원천적으로 봉쇄된다. 

지방분권 강화로 복지부, 노동부, 환경부, 국토해양부 등 생활 및 지역발전 관련 중앙부처의 대부분 기능이 지방정부로 이관되면 행정부처의 세종시 이전은 무의미해진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지방정부로 가게 되어 세종시로 갈 공무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의 세종시 논란도 쉽게 정리될 수 있다. 더욱이 자유선진당은 강소국연방제라는 이름으로 일찍부터 획기적 지방분권을 주장해 왔다. 그렇다면 이명박정부가  이번 기회에 강소국연방제를 수용하면 된다. 그러면 자유선진당은 행정부처의 세종시 이전 주장을 철회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자유선진당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과연 지방자치선거에서 충청권의 맹주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번 재보선처럼 3등을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하고 합하는 것이 옳다. 박근혜씨도 이명박정부가 차제에 획기적인 지방분권을 하겠다고 나오면 그때는 입장을 변경할 수밖에 없다. 행정부처 이전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사실 획기적인 지방분권은 너무도 중요한 개혁이다. 그런데 이 개혁은 기득권세력의 저항이 워낙 커서 정상상황에서는 절대로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지금은 정상상황이 아니지 않는가? 한나라당이 두 쪽이 나고 차기정권 재창출이 어렵게 된 지금이야말로 지방분권을 결단할 수 있는 하늘이 주신 기회가 아닌가? 박근혜씨에게 퇴로를 주지 않고 무조건 수정안을 받아들이라고 밀어 붙이기를 할 것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이 획기적인 지방분권이라는 새 카드를 들고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점에 있어서는 박근혜씨도 다르지 않다. 이번 세종시 문제로 범우파 진영은 박근혜씨에 대한 실망이 매우 크다. 과연 이분이 나라의 대통령이 될 만한 분인가에 대해 회의가 많이 커졌다. 그런데 박근혜씨가 상황에 몰려서 몽니부리기만 하는 것으로 비쳐질 것이 아니라 국면을 주도할 적극적인 카드를 내어 놓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박근혜씨가 ‘이명박 대통령이 그렇게도 수정안에 집착한다면 차라리 획기적인 지방분권을 하라. 그렇게 한다면 수정안을 받아들이겠다’고 역제안을 할 수도 있지 않은가? 만일 박근혜씨가 이런 제안을 한다면 이명박 대통령도 이회창씨도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고 나면 박근혜, 이명박, 이회창의 연합전선이 만들어질 것이고  이 연합전선의 대표주자는 박근혜씨가 될 것이다. 

왜 이런 속 시원한 해법이 나오지 않는지 답답하고 답답하다.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14:58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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