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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9-29 02:48
    사립대학의 미래에 관한 시민사회원로성명(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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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서경석
    조회 : 1,809  


            사립대학의 미래에 관한 시민사회원로성명


  지난 2011년 9월22일 국가와 교육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교육계 및 시민사회 원로들, 그리고 사회인사들은 <대학의 위기와 미래발전 방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갖고 한국대학에 대한 진단과 더불어 나아갈 길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한 바 있다. 그리고 세미나에서 모아진 공감대와 교육계 및 사회원로들의 의견을 모아 대학의 향방에 대한 입장을 밝히게 되었다.

1. 요즈음 한국의 대학은 광복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맞게 된 이유는 정부와 국회가 대학의 자율과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포퓰리즘적이고 준비성 없는 반값등록금 문제만 부각시켜 감사원의 사학에 대한 부당한 직무감찰과 정부의 탁상공론식 구조개혁만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私學 스스로 반성할 점이 적지 않다. 사학이 구조조정을 하고 투명성을 제고하는 노력은 소홀히 하면서 비리의 온상처럼 비쳐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정부가 대학의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발전을 위한 방침을 바르게 수립하는 일인데 이점에서 정부와 국회는 너무도 크게 잘못하고 있다. 오늘날 사학의 위기는 사학에 대해 잘못된 진단과 처방을 한 정부와 국회의 위기다.     

2. 정부와 국회가 등록금 인하에만 몰두하는 한 私學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사학의 핵심사안은 사학의 자율과 질적 향상의 문제이지 반값등록금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정치권은 비싼 등록금의 인하에만 관심을 집중시킴으로써 대학의 발전방향을 크게 왜곡시키고 등록금 문제를 포함한 대학의 제반문제들을 법으로 규제하려고 함으로써 대학의 자율을 극도로 침해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고교평준화처럼 대학도 평준화로 가게 되지 않을까 크게 두렵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고등교육의 질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임은 구태여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질의 향상은 투자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오로지 등록금 인하만을 위해 투자를 위해 필요한 연구, 건축, 장학, 퇴직 적립금을 풀어 경상비로 사용하도록 하고 건물 감가상각비 이외에는 등록금을 적립금으로 전환하지 못하도록 하여 질적 향상을 위한 대학의 자율적 노력을 철저하게 막아버렸다. 한국대학은 자립형사립고 모델에서 등록금 문제의 교훈을 얻어야 한다. 自私高가 대부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학교가 된 이유는 이 학교가 등록금은 비싸지만 모든 학부모가 부러워하는 차별화된 교육을 통해 세계 어느 명문고보다 우수한 학생을 배출시켰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적립금 규모가 292억불로 우리나라 전체 146개 사립대학의 적립금 총액 7조의 4.4배에 달하고 있음을 보더라도 적립금이 대학의 질적 향상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회는 최근 등록금 인상규제를 위해 고등교육법까지 개정하였다. 대학의 자율은 대학의 생명이나 다름없으며 대학의 자율은 인사, 관리 및 운영, 학사운영에 대한 자주결정권, 그중에서도 특히 등록금 결정권 등 대학재정에 관한 자주결정권이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볼 때 지난 8월의 등록금 심의위원회와 관련한 법률안 개정은 정말로 잘못되었다. 등록금문제는 대학 간 격차가 불가피하므로 입법으로 될 일이 아니고 교과부와 대학이 협의하여 자율적으로 해결할 일이었다.
  또 학교경영기관이 법인부담금을 전액 부담할 수 없을 때 그 부족액을 학교가 부담할 수 있도록 한 현행규정을 국회가 개정하려는 움직임도 私學의 현실을 외면한 처사다. 이는 현행규정으로 개정된 1982년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것으로 설립연도가 오래된 私學을 압살하는 행위이다.
  대학 시간강사 처우개선 문제도 보완조치 없이 제도만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니다. 그렇게 되면 대학들이 시간강사 수를 크게 줄이고 시간강사들의 전임교원 진출기회도 감소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 시간강사의 65.5%가 법개정에 반대하고 있음을 정부는 유념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감사원이 3개월에 걸쳐 60여개 사립대학에 대해 등록금과 관련된 재정운영 전반에 걸쳐 일반감사를 하는 것도 잘못되었다. 감사원은 사립대학에 대한 일반감사권이 없다. 회계감사를 하더라도 국고보조금에 한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위헌적 감사행위는 제아무리 옳다 해도 결과적으로 반드시 사학의 발전을 훼손시킨다. 감사원은 국공립대학만을 감사하여 대학운영의 모범을 만든 후 私學도 그 길을 가도록 유도했어야 했다. 감사원은 감사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도 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私學과 충분한 협의를 하여 사학의 위축을 가져오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 
  또 정부는 최근 전체사학을 평가하여 하위 15%에 속한 43개 대학을 재정지원 제한대상으로 선정하여 이들을 枯死시키는 작전에 돌입하였다. 출생률 급감에 따른 학령인구의 감소로 사립대학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함을 인정하지만 정부는 어디까지나 質관리 프로그램의 운용을 통해 사학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했다. 정부가 한계사학의 퇴진에 주도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3. 빈약한 정부지원이 가장 큰 문제다.   

  한국대학은 OECD에서 두 번째로 등록금이 비싸다. 그런데 그 원인은 정부지원이 극히 적기 때문이다. 유럽은 정부가 비용의 30%를 부담하고 있고 최근 대학등록금 인상으로 소요사태를 겪은 영국도 25%를 부담하고 있다. 수익자부담이 원칙인 미국과 일본도 정부가 15%를 부담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대학생이 비용의 70%이상을 부담하는 동안 정부는 고작 5%를 부담하였고 최근에 1조5천억원의 정부지원으로 간신히 10%가 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낮은 정부 부담률은 다음 몇 가지 이유에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첫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연구분석에 따르면 한국대학의 사회적 수익률(14.2%)이 사적 수익률(12.2%)보다 높다. 그렇다면 수익자부담 보다 정부부담이 더 많아야 한다. 둘째로 대학진학률이 84%가 되면서 대학생의 80%가 중산층 이하여서 높은 대학등록금이 소득 역분배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사립대학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복지차원에서 저소득 가정 학생을 돕기 위해서도 부담률을 높여야 한다. 셋째로 사립대 학생 가정도 모든 세금을 납부하는데 국공립대는 정부가 50%를 지원하고 사립대는 5%만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4. 정부는 사학정책을 규제 중심에서 진흥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 

  이번에 정부가 환부를 잘라내는 외과적 수술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종합처방을 통해 대학이 새롭게 도약할 계기를 마련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정부와 국회는 사립대학의 안정적 재정확보를 위해 국고보조금의 지원을 법제화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대학에 대한 R&D투자를 확대시키고 대학교수 확보율의 증대를 통해 9만5천명의 시간강사문제 해결에도 기여하게 된다.
  또 대학의 재정이 어려워진 이유가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한 입학생의 감소 때문이라면 외국인유학생 유치를 위한 특단의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최근 지방대학들이 연명으로 요청한 바와 같이 ‘외국학생이 한국대학에 입학하면 그 부모로 하여금 외국인노동자로 한국에서 일하게 하는 제도’의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학령인구의 감소로 일부 사학의 퇴출이 불가피하다면 정부는 자발적 퇴출이 용이하도록 퇴출시 폭넓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또 사립학교법 개정도 추진되어야 한다. 심의기구인 대학평의원제를 임의기구로 바꾸어 사학의 자율이 침해되지 않게 해야 한다. 
 
5. 私學도 뼈를 깎는 自省노력, 自救노력을 해야 한다. 

  반값 등록금 논란 등 최근의 일련의 과정에서 사학이 자기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자율성을 침해당한 이유는 정부와 국회가 사학에 대한 혜안이 부족했기 때문이지만 사학 스스로 자율성을 지킬만한 도덕적 힘을 갖지 못한 탓도 있다. 사학으로서는 억울하겠지만 사학이 비리의 온상처럼 비쳐진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이제는 사학 스스로 뼈를 깎는 자율규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 감사원 감사와 같은 잘못된 개입을 막을 수 있다. 또 정부의 재정지원을 요구하기에 앞서 대학의 자구노력과 구조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대학의 총체적인 質경영전략이 도입되어 대학재정의 최소한 5%의 재정지출 절감노력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사학은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학이 保身에 급급하여 대학의 자유와 자율을 지키려는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대학의 미래도,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15:11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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