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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05-13 13:57
   북한 인권에 침묵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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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서경석
    조회 : 3,369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북한 인권에 관한 유엔 결의안에 기권했다. 그리고 정부는 그 이유를 국익 때문이라고 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으나 동의할 수 없다. 정부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국가이익보다 대의(大義)여야 한다. 대의를 좇으면 진정한 국가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이익을 좇으면 큰 것을 놓친 채 작은 이익만 얻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인권 결의안에 찬성하면 남북 대화에 장애가 된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는 그럴 수 있으나 그것은 작은 이익일 뿐이다. 전 세계가 북한 인권 문제를 말하는데 뒤늦게 우리도 말한다고 해서 장애가 되면 얼마나 되겠는가? 또 국제사회가 전부 북한을 비난하는데 이러한 국제현실과 동떨어져 우리만 북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과연 얼마나 가능하겠는가.

그러나 대의에 따라 인류의 보편가치인 인권의 편에 서면 국제사회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튼튼한 국제공조 속에서 문제를 풀어 갈 수 있다. 또 한국 정부가 북의 인권 문제에 침묵을 지키는 바람에 우파세력이 노무현 정부를 좌파로 의심하고 있는데 인권의 편에 서면 이 의심을 불식하고 진정한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다. 북한 인권 문제에 침묵한다고 해서 대북 교섭력이 커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한국 정부는 무시해도 좋은 만만한 상대로 취급당하고 북한 내 강경파의 입지만 크게 키워주게 된다. 그리고 한국 정부의 입지는 매우 초라해진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 주민이 한국 정부를 보는 시각이다. 지난날 젊은이들 사이에 왜 반미경향이 생겼는가? 미국이 대의를 따르지 않고 자국의 이익을 좇아 군사독재정권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노무현 정부가 암묵적으로 김정일 체제를 지원하는 것은 과거 미국이 범한 잘못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가. 최소한 북한 주민은 그렇게 생각할 것이 틀림없다.

 
 
북한 당국자는 이번 유엔 인권 결의안을 북한 체제 전복 음모로 비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생각이야말로 정말 잘못됐다. 오히려 북한 인권이 꾸준히 개선돼야 체제 붕괴 없이 개방사회로 이행할 수 있고 또 그렇게 돼야 한국이 북한을 진심으로 도울 수 있다.

열린우리당은 '인권 문제 제기보다 인도적 지원이 더 중요하고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변명치고는 너무 설득력이 없다. 꾸준히 지원하면 북이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는 이미 배반당한 지 오래다. 그동안 인도적 지원을 열심히 했지만 지난해 강제 송환된 62명의 탈북 동포가 전원 처형되고, 탈북을 도와준 사람까지 공개처형되는 등 인권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인권 문제 개선 없이 인도적 지원이 활발해질 수도 없다. 이미 북에 대한 실망이 커 일반시민을 상대로 한 모금이 매우 어려운 상태다. 대북지원 민간단체들은 북한의 인권이 개선돼야 대북 지원이 늘어날 수 있음을 북에 정직하게 말해줘야 한다.

왜 이렇게 나라 전체가 헤매고 있는가. 그것은 우리 사회의 지식인, 특히 진보적 지식인들이 허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나간 1970년대 인간을 억압하는 체제와는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유신체제와 싸웠던 사람들이 지금 그보다 100배는 더 억압적인 북한체제 앞에서 침묵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수구 꼴통'으로 간주한다. 참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많은 지식인이 남과 북 양쪽에서 지지를 받는 사람, 그래서 김구 선생처럼 통일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허영심에 빠져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김구 콤플렉스'가 우리로 하여금 북한 주민의 처절한 절규를 외면하게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북한 주민은 계속 죽어가고 있다.

서경석 목사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13:22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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