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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기쁨>은 미얀마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 미얀마 방문보고 -
서경석 목사 (나눔과 기쁨 상임대표)
안녕하십니까? 서경석 목사입니다.
나눔과 기쁨 상임대표의 자격으로 미얀마를 다녀왔습니다. 사이클론으로 십만명이 사망한 미얀마를 <나눔과 기쁨>이 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고민하기 위해서입니다. 라영주, 이환득, 진영우 목사, 박은식 장로와 사무국에서 윤상운 목사, 박혜미 간사와 같이 갔습니다. <나눔과 기쁨>은 모금 경쟁에서 1등을 하신 분들을 우간다에 가도록 하겠다고 했었으나 미얀마에 가야 할 사정이 더 급해서 이 분들과 함께 미얀마를 갔습니다. 사이클론이 강타한 지역은 가지 못했지만 양곤의 피해지역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양곤은 거의 다 피해를 수습하고 정상생활로 돌아온 분위기입니다.
미얀마는 군사독재 하에서 신음하는 나라입니다. 사람들은 나라의 앞날에 희망을 느끼기 못하고 국외로 탈출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 초만 하더라도 한국이 국민소득 80불일 때 국민소득 5백불을 했던 나라였는데 한국의 국민소득이 2만불인 지금, 미얀마는 250불에 불과합니다.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그런데 해외선교나 해외봉사의 관점에서 보면 대단히 매력적인 나라입니다. 식량을 나누어주기 위해 농촌을 방문했는데 주민들을 만나고 감동했습니다. 그분들의 눈빛이 그렇게 천진난만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식량을 배분받고 얼굴에 미소가 환하게 퍼지는 모습을 보며 이분들을 반드시 도와야겠다는 각오가 생겼습니다. 중국보다, 몽골보다, 베트남보다 더 열심히 도와야 할 나라입니다. 그만큼 미얀마 주민들은 가난과 억압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이구동성으로 미얀마에 잘 왔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미얀마를 방문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미얀마후원회를 <나눔과 기쁨>내에 결성하기로 하고 진용우 목사님을 대표로 선출했습니다. 그리고 미얀마에 있는 동안 <나눔과 기쁨>의 과제를 계속 고민했습니다.
첫째 과제는 민간사회안전망운동 즉 동네 안에서 정기적으로 모금을 해서 동네 안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입니다. 그런데 민간사회안전망이라는 말은 미얀마에는 어울리지 않아 저는 <대신거지>라는 말을 떠 올렸습니다. 이 말은 나눔과 기쁨이 민간사회안전망 운동을 시작할 때 김준곤 목사님께서 출범예배 설교를 하시면서 말씀하신 내용입니다. “대신거지”라는 말은 김준곤 목사님이 존경하는 신안군의 문준경전도사님을 칭하는 말입니다. 해방직후 전남 신안군은 너무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아침을 짓는 집이 있고 그렇지 못한 집이 있습니다. 그러면 문전도사님은 굴뚝에 연기가 올라가는 집을 찾아가 누룽지를 얻어 끓여서 병들어 구걸도 못하는 거지에게 갖다 주곤 했습니다. 그래서 문전도사님의 별칭이 <대신거지>입니다. 이 문전도사님의 모습을 보면서 마을 전체가 예수를 믿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문전도사님 밑에서 많은 기독교지도자들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생각은 미얀마의 기독교목사들이 이 “대신거지”노릇을 하면 그 활동에 비례해서 한번에 2-3만원 정도를 실적에 따라 지원하자는 것입니다. 양곤에 있는 미얀마 목사님도 돕지만 2-3시간 떨어져 있어서 한국선교사와 전혀 접촉하지 않은 미얀마 목사님이 가장 가난한 이웃을 위해 대신거지 역할을 열심히 하도록 격려하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미얀마 목사님이 어려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섬길 때 주민들은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고 감격하면서 기적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 쉽지 않은 사역을 이환득 목사님께서 책임을 맡으셨습니다. 저는 이 목사님께 기대가 큽니다. 이 목사님은 미얀마 교회를 건강한 교회로 만드는 일을 하실 것입니다.
둘째 과제는 가축은행입니다. 농민들에게 암송아지를 분양하고 1-2년 후에 암송아지 한 마리를 다시 돌려받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암송아지를 다시 다른 농가에 분양합니다. 한 마리에 5만원이면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방법은 이미 몽골, 베트남에서 성공한 프로젝트입니다. 그런데 미얀마에서는 소보다 돼지가 더 좋다네요. 돼지 두 마리를 분양하면 1년후에 다 큰 돼지 한 마리를 돌려받는 것이 그 나라의 제도랍니다. 그렇다면 이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진영우 목사님이 가축은행장을 자청하고 나섰습니다. 진목사님은 국민은행 지점장을 지내신 분이기 때문에 완전 제격입니다. 우리는 이 일을 우리를 초청하신 박정수 목사님이 하시는 병원이 있는 센터, 미얀마의 가나안 농군학교 등 한국인의 센터가 있는 곳, 그리고 대신거지운동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과제는 병원입니다. 미얀마에는 병원이 없는 지역이 많아 병원 세우는 일이 매우 필요합니다. 어지간한 진단과 투약, 간단한 수술, 치료는 그 병원에서 하고 엑스레이를 찍거나 검사가 필요할 때는 양군의 큰 병원으로 가는 것이지요. 이 정도의 병원은 월 150만원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병원이 없는 지역에 인구 십만명 당 한 개씩 병원을 세워나갈 수 있습니다. 물론 의사는 현지 의사를 고용하고 약도 현지의 약을 사용합니다. 이 일은 라용주목사님이 자청하고 나섰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라용주 목사님을 병원장으로 임명하자고 했습니다.
넷째 과제는 고아원을 세우는 일입니다. 고아원은 사람을 키우는 일이므로 매우 소중한 사역입니다. 또 한국과는 달리 고아원이 부모가 있는 가정보다 더 훌륭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습니다. 다만 3-40명의 고아들을 수용하려면 큰 집이 있어야 하고 교사 등 직원도 6-7명이 있어야 하므로 큰 돈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8명 이내의 고아들을 키우는 그룹홈이라면 당장에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집을 빌려 엄마 역할을 할 교사와 가정부를 두고 아이들을 키우는 경우, 월 6-70만원이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그룹홈이 3-4개가 되면 한데 합쳐 고아원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다섯째 과제는 <나눔과 기쁨>이 사무국이 되어 활동하고 있는 “미얀마/중국돕기 긴급구호운동”을 열심히 하는 일입니다. 이 구호운동이 하려는 일은 국내에서 쓰지 않는 물건들을 대규모로 모아 미얀마로 보내는 일입니다. 전국 각 도시에서 9, 10, 11월에 쓰지 않는 물건 모으기에 총력을 경주하여 그 물건들을 컨테이너에 실어 미얀마로 보내자는 것입니다. 이번에 미얀마 주재 한국대사인 박기종 대사께 이점을 설명드렸더니 박기종 대사는 미얀마 고위층을 만나 이 일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선 40피트 컨테이너 열 개를 미얀마로 보내자고 했습니다. <나눔과 기쁨>이 각 도시마다 “미얀마/중국돕기 긴급구호운동”의 支部를 결성하고 쓰지 않는 물건을 모은다면 엄청난 반향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나눔과 기쁨>의 네트워크와 영향력 확대에도 엄청난 기여를 할 것입니다.
여섯째 과제는 한국어학원을 세우는 일입니다. 이미 미얀마에서 한국어붐이 불고 있습니다. 미얀마의 젊은이들이 한국에 외국인노동자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한국어인증시험에 합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 시험제도가 성적순시험으로 바뀌면 한국어공부 경쟁은 훨씬 더 격화됩니다. 지금 미얀마에 있는 한국어학원은 강사가 미얀마 사람이고 수강료가 한 달에 3만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한국 사람이 강사가 되게 하고 수강료는 좀 더 비싸게 해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을 수강생이 되게 해서 이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시켜 한국에 가게 하자는 것입니다. 다만 돈이 없는 학생은 한국에 가서 돈을 벌어서 나중에 수강료를 낼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눔과 기쁨>이 한국에서도 이들을 돌보아 주어 노동자로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운동도 배우고 여러가지 공부도 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귀국할 때에는 미얀마의 한국기업에 취업해서 돌아가게 하자는 것입니다. 나아가 미얀마에서 <나눔과 기쁨>이 하는 활동의 동역자가 되게 하자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대로 좋은 통역, 좋은 미얀마 동역자가 너무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미얀마 사람들이 운동의 주체가 되게 해야 합니다.
일곱째 과제는 사회적 기업인 주식회사<나눔과 기쁨>을 만들어 이 기업이 미얀마와 무역거래도 하고 제조업도 하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서 오는 모든 이익을 미얀마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자는 것입니다. 미얀마를 도울 때 모금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습니다. 쓰지 않는 물건 보내기와 사회적 기업 설립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선 무역의 아이디어와 경험, 전문성이 있는 분들이 자원봉사를 하여 이 활동을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미얀마의 값싼 보석들을 수입하여 보석을 가난한 서민도 가질 수 있도록 박리다매를 할 수도 있고 농산품을 한국에서 소비함으로써 농촌을 살리는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또 기업을 세워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미얀마 국민을 도우려고 하면 할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여덟째 과제는 미얀마의 군부엘리뜨들을 한국에 초청해서 한국을 배우도록 하는 일입니다. 미얀마은 물론 민주화되어야 합니다만 국민소득 250불인 나라가 민주혁명을 일으키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미얀마의 군부지도자들이 박정희대통령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의 군부통치기간이 미얀마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기간이 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가능만 하다면 이들을 한국으로 초청해서 박정희대통령을 배우고, 시민운동의 필요성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아홉째 과제는 미얀마를 소개하는 활동, 미얀마를 돕자는 운동을 한국에서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만큼 미얀마는 한국인이 관심을 가질만한 나라입니다. 아직 땅값도 뛰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일을 하려면 지금 해야 합니다. 땅값이 다 뛰고 나면 일을 하려고 해도 하기 힘이 듭니다. 미얀마를 소개하는 책도 출판하고 <나눔과 기쁨>내의 미얀마후원회도 크게 성장시켰으면 좋겠습니다.
<나눔과 기쁨>은 이번에 미얀마를 첫 번째 해외활동 지역으로 선택한 셈입니다. 미얀마를 첫 번째 모델로 우리의 사업을 성공시켰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눔과 기쁨>은 가장 어려운 나라만 찾아다니며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눔과 기쁨>의 성공적인 나누미들이 해외에 많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 실패하고 해외에서 도피처를 찾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겠다는 결단과 각오를 가지고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접고 나가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14:31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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