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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협의회(WCC)에 드리는 편지
안녕하십니까? 주님의 은총이 귀 단체에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희 기독교사회책임이 인사드립니다.
저희 기독교사회책임(Christian Social Responsibility)은 한국의 기독교NGO로서 지난 7월1일부터 16일까지 60명이 유럽의 각 도시를 자전거 행진을 하면서 중국정부가 탈북난민을 북한으로 강제송환하는 것을 반대하는 켐페인을 전개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독교사회책임은 제네바에서 UN본부, UNHCR, 그리고 WCC 앞에서 집회를 가졌고 특별히 WCC 본부 앞에서 WCC가 북한인권문제, 그중에서도 탈북난민의 강제송환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행동이 WCC에 의해 오해없이 받아들여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 행동은 WCC에 대한 우리의 기대와 존경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편지를 통해 왜 우리가 WCC를 향해 그런 말씀을 드리게 되었는지를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그동안 WCC는 한국의 인권문제를 위해 큰 노력을 해 왔습니다. 특별히 지나간 7-80년대에 한국교회가 박정희정권, 전두환정권 치하에서 민주화를 위한 투쟁을 전개할 때 WCC는 아낌없는 영적, 물적 지원을 하였으며 이러한 지원이 한국의 민주화운동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WCC의 그간의 공헌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는 WCC가 형평성을 잃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입니다. WCC가 글리온회의를 통해 북한과의 막힌 담을 헐고 한반도의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그동안 WCC가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침묵해 온 것에 대해서는 아쉬운 생각을 금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권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추구되는 평화는 인권문제에 대한 발언을 포기하는 댓가로 얻어지는 평화이며 따라서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그대로 깨어지는 평화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평화는 참 평화가 아닌 거짓평화라고 생각합니다. WCC가 추구하는 평화는 거짓평화가 아닌, 인권이 중심이 되는 평화여야 합니다.
그동안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한반도의 평화를 실현하려는 노력과 북한인권문제 제기를 병행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UN결의를 매년 반복해 왔고 다른 한편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도록 6자회담 등 평화실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습니다. 이점에 대해서는 한국국민의 생각도 동일합니다. 그랬기 때문에 지난 한국의 대통령선거에서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온 진보적 정치세력은 국민의 지지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한국의 에큐메니칼 운동은 대북 인도적 지원은 지지하면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침묵을 해 왔습니다. 이러한 입장은 에큐메니칼 운동의 기본 정신에서 보더라도 맞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 박정희정권 당시에 정부가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민주주의를 유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을 때 한국교회는 빵만으로 살 수 없으며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남한사람은 빵과 자유가 다 필요하지만 북한사람은 빵으로만 살라는 것은 북한 주민을 우리와 동일한 인간으로 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특별히 지금 목숨을 걸고 북한을 빠져나와 중국을 유랑하고 있는 북한난민들이 수십만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중국에서 인신매매 등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다시 중국관리에게 잡히면 북한으로 강제송환당해 가혹하게 조사받고, 고문당하고, 강제로 유산당하고, 정치범수용소에 갇히고, 처형까지 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중국정부가 이들 난민들을 북한으로 강제송환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중국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일입니다. 이미 북미주와 유럽의 국가들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압력은 이 문제를 해결할 만큼 크지 못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인권문제 해결에 앞장서 온 세계교회협의회가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한국의 에큐메니칼 운동은 전략적으로 한국의 복음주의교회와 역할 분담을 하여 북한과의 대화에 열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교회협의회는 그렇게 전략적으로 처신해서는 안 됩니다. WCC는 북한에 대해 옳고 그름을 분명히 밝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중국정부가 탈북난민을 북한으로 강제송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유럽을 위시한 세계교회가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에 우리는 세계교회협의회가 이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 주시고 한반도의 평화와 인권문제에 관하여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키는 일에 앞장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08년 7월 28일
기독교사회책임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14:31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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