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의 촛불시위가 도를 넘고 있다. 지난 주말, 시위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탄핵을 외치며 청와대로의 진출을 시도했다. 이렇게 되면 촛불시위에 대해 무언의 지지를 보내던 사람들이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촛불시위가 정치적으로 변질되면 - 혹은 주도세력이 실체를 드러낸 것이 될 수도 있겠지만 - 촛불시위는 국민의 지지를 급격히 잃게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이번에 실책이 컸지만 그렇다고 탄핵을 거론할 사안은 아니다.
이번 사태에서 명백해진 것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은 잘못 되었다는 점이다. 한미 쇠고기 협상 직전에 타결된 미-멕시코 협상에서 멕시코는 30개월 미만만 수입하는 것을 관철시켰고, 일본은 한-미 협상결과에도 불구하고 20개월 이하만 수입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한국은 30개월령 이상도 수입하는 것으로 협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은 미국내 수출작업장 승인권까지 미국에 반납해 버렸다. 뿐만 아니라 이번 추가협상에서도 광우병이 발생했다고 해서 즉각적인 수입을 중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을 위협한다는 점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어야 검역을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검역주권의 포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제일 좋은 방법은 야당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재협상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재협상은 가능하지 않다. 지금 미국이 FTA 자동차협상을 재협상하자고 한국에게 요구하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 후보가 자동차협상이 잘못되었다며 FTA를 반대하지만 우리가 FTA 재협상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프로들의 바둑에서 패착을 두었다고 수를 물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가? 먼저 이명박 대통령은 보다 솔직하게 정부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대통령을 잘 보좌하지 못하고 협상을 잘못 이끈 책임자를 문책하지 않고 국민을 설득할 수는 없다. 이번에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결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더라도 정부는 해임을 결정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다.
그리고 100%까지는 되지 못하더라도 99%는 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첫째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미국산 쇠고기 수입물량 전부를 전수조사하고 검역관을 미국 수출작업장에 상주시켜 수출검역 전 과정을 감시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강화된 사료금지조치의 이행상황도 감시해야 한다. 이러한 방식은 막대한 인력이 들고 미국과의 추가협의가 필요하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둘째 모든 미국산 수입쇠고기에 대한 월령표시를 의무화해야 한다. 이 월령표시만 확실히 해도 위험성은 완전히 제거된다.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를 먹을 국민은 없기 때문이다. 셋째 미국에서 광우병이 재발할 경우 즉시 OIE(국제수역사무국)에 미국의 광우병 관리수준에 대한 재심사를 요청하고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검역을 중단해야 한다. 이 조치는 이미 세계무역기구(WTO)가 보장한 잠정조치권한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입쇠고기의 국산둔갑을 방지하기 위한 원산지 표시제를 강력하게 실시해야 한다. 위반자에 대한 처벌도 솜방망이가 아니라 걸리기만 하면 무조건 영업을 취소시킬 정도로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방법으로 실행해야 한다.
정부는 어떻게 하면 촛불시위를 중단시킬 것인가 만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성난 민심을 배경으로 어떻게 하면 추가 협의를 통해 수입물량 전체에 대한 감시와 월령표시 의무화를 관철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야당과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끝없는 정쟁으로부터 벗어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야당도 실현가능성 없는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여당과 머리를 맞대고 가능한 최선의 길을 찾아야 한다.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8:14:17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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